중동 '확전 차단' 외교전에도 살얼음판…이·헤즈볼라 충돌 격화

입력 2024-08-19 11:09   수정 2024-08-19 17:37

중동 '확전 차단' 외교전에도 살얼음판…이·헤즈볼라 충돌 격화
레바논서 이스라엘 공습 10명 사망…헤즈볼라, 미사일 세례 즉각 보복
헤즈볼라 "적들이 전쟁 원한다면 대비"…긴장 고조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중동 확전을 막기 위한 주변국들의 외교 총력전에도 주말 사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이 지속되면서 살얼음판과도 같은 긴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나바티에에 있는 건물을 공습해 시리아인 노동자와 그 가족 등 최소 10여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헤즈볼라 측은 성명에서 사망한 10명이 모두 민간인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발발을 계기로 레바논 국경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격화한 이래 가장 많은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공격이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공습이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기 창고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 아옐레트 하샤하르 키부츠(집단농장)에 미사일 55발을 퍼부으며 즉각 보복에 나섰다.
해당 공격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여러 곳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같은 날 앞서 이스라엘 북부의 미스가브 암 키부츠 지역에서도 레바논으로부터 발사된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두 명이 다쳤다.
이튿날인 18일에는 레바논 국경 지역에서 폭발이 발생해 현지에 주둔하고 있던 유엔평화유지군(UNIFIL) 두 명이 경상을 입었다.
UNIFIL 내부 소식통은 해당 폭발이 인근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사안을 조사 중이라고 가디언에 전했다.

이란의 핵심 대리 세력으로 꼽히는 헤즈볼라는 지난 달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수장의 최측근인 파우드 슈쿠르가 사망한 데 이어 이란에서 하마스 최고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살해되자 이스라엘에 강한 보복을 예고했다.
10개월 넘게 가자지구에서 이어지고 있는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번질 위험에 주변국들은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교전 수위를 낮추지 않으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난 16일에는 자신들의 지하 터널 망 내부에서 미사일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지나가는 영상을 공개하며 기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헤즈볼라의 한 소식통은 가디언에 "적(이스라엘)이 전쟁을 원하고 항상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가능성에 준비되어 있다"면서,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 역량이 "매우 크며" 이날 영상에서 공개된 것은 전체의 '새 발의 피'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국 백악관 중동 특사는 지난주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레바논 베이루트를 모두 방문하며 양측의 자제를 촉구했다.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 이어 이번 주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어질 예정인 가자 전쟁 휴전 협상 역시 휴전을 통해 이란과 이스라엘의 보복을 자제시켜 확전을 막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다만 이란과 헤즈볼라가 휴전 협상이 이뤄지는 동안 본격적인 보복을 잠시 미루고 있지만, 헤즈볼라는 협상 결과와 관계없이 여전히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헤즈볼라의 2인자 나임 카셈은 지난 15일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은 가자 전쟁과 "완전히 별개"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다만 휴전이 성사된다면 이스라엘을 향한 다른 군사 작전은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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