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청산가리 타 친구 살해 혐의로 징역 20년…모범수로 감형받은 뒤 가석방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질 만큼 논란을 낳았던 인도네시아의 일명 '커피 킬러' 사건 범인 제시카 웡소(35)가 복역 8년여만에 가석방됐다.
19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웡소는 지난 18일 수감 중이던 자카르타 동부 폰독 밤부 교도소에서 풀려났다.
웡소는 교도소 앞에서 기자들에게 "배고프다"며 "신선한 음료수와 초밥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는 웡소가 수감 기간 다른 수감자를 상대로 영어와 요가를 가르치는 등 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며 그가 총 58개월 30일의 감형을 받은 뒤 가석방 대상자가 돼 풀려났다고 밝혔다.
웡소 측 변호인은 여전히 그가 무죄라고 믿는다며 재심 신청 등 사법적 대응을 계속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웡소는 2016년 1월 6일 자카르타 시내 한 커피숍에서 친구 와얀 미르나 살리힌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20년 형을 받았다.
당시 살리힌은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한 웡소가 주문한 커피를 마시자마자 그 자리에서 쓰러져 숨졌다.
인도네시아 검찰은 살리힌의 위에서 청산가리가 섞인 커피가 발견됐다며 웡소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검찰은 살리힌이 웡소에게 돈도 없고 마약을 하는 남자와 왜 만나냐며 헤어지라고 말하고, 살리힌이 결혼식에 웡소만 부르지 않자 적개심을 품고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웡소 측은 혐의를 부인했고, 웡소가 커피에 청산가리를 타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나 관련 영상 증거가 없다며 반박했다.
또 유가족 반대로 살리힌에 대한 전체 부검이 실시되지 않았고, 검출된 청산가리는 치사량에 한참 못 미치는 극히 일부였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다.
당시 이 사건은 재판 과정이 생중계될 만큼 관심을 모았는데,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관상 연구가를 데려와 관상학적으로 볼 때 웡소가 질투심이 많은 얼굴이라고 주장하는 등 부실한 주장과 증거 등을 내세워 비난받았다.
반면 웡소는 재판 중 미소를 띠고 환하게 웃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대중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여기에 재판부는 명확한 증거가 없음에도 정황상 웡소가 범인이라고 판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아이스 콜드'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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