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외채 상환 부담에 시달리는 케냐가 최근 유혈시위를 불러왔던 세금 인상안 중 일부를 또다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존 음바디 신임 재무장관은 전날 방송된 지역 방송국 인터뷰에서 세제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수십 가지 조치가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 것이고 밝혔다.
음바디 장관은 이어 "이 나라는 쓰레기장이 아니다"라는 말로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에 대한 세금 부과도 예고했다.
케냐 정부는 지난 6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등에 대한 부채 상환 자금 마련을 위해 세수 증대를 위한 세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혀 실패했다.
당시 증세 반대 시위대는 치솟은 생활비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면서 의회를 습격했으며 윌리엄 루토 대통령에게도 증세 법안 폐기와 관련자 해임을 요구했다.
케냐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시작된 증세 반대 시위와 경찰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5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에 루토 대통령은 증세 법안을 철회하고 2명을 제외한 내각 전원을 해임했으나 증세 반대에서 정권 퇴진으로 번진 젊은 층의 목소리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온 음바디 장관의 증세 발언이 또다시 유혈 시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판론자들은 여전히 증세가 기저귀 같은 필수품의 가격 인상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미 전국적인 시위를 예고했다.
야당 의원인 로버트 음부이는 음바디 장관이 이달 초까지만 해도 증세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말을 뒤집었다면서 정부의 증세 재추진은 실수라고 비판했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