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무대 함께한 가족들…'교사' 질 바이든도 워싱턴 정치인생과는 '굿바이'
영부인 질 여사, 장남 보 거론하며 "생전에 해리스 '특별하다' 평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19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행사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도 총출동, 바이든 대통령의 고별 무대를 함께 지켜봤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막내딸 애슐리(43)의 소개를 받고 무대에 올랐다.
2남1녀를 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장남 보 바이든을 뇌암으로 잃었다. 사별 후 1977년 현재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와 재혼했고, 애슐리는 바이든 여사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4년전 아버지의 전대 출정식에도 오빠 헌터(54)와 함께 바이든을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던 애슐리는 항상 공직자로서 의무를 다하는 아버지의 자식으로 산다는 것이 어떠했는지 털어놨다.
애슐리는 8살 생일때 역으로 아버지를 마중나갔을 때를 회상하며 "아버지는 날 끌어안고는 일하러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열차로 옮겨타고 워싱턴DC로 떠났다. 이것은 조 바이든의 딸이 된다는 특별한 여정의 어느날 한순간을 담은 스냅샷이었다"고 애슐리는 회고했다.
델라웨어주 북부 윌밍턴에서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며 정치와 거리를 둬 온 애슐리는 바이든 대통령을 '일평생 과소평가됐던 한 투사'로 칭하며 "아버지를 볼 때 나는 우아함과 힘, 겸손을 본다"며 "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지도자 중 한 명을 보고 있으며, 그가 여러분과 여러분의 꿈, 여러분의 기회, 여러분의 가족을 위해 생각하길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강조했다.
무대에 오른 바이든 대통령은 격정을 누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애슐리와 포옹한 그는 주머니에서 티슈를 꺼내 눈가를 훔쳤고, 청중은 일제히 "우리는 조를 사랑한다"고 외쳤다.
바이든 대통령의 동생 발레리 바이든 오언스(78)도 VIP 구역에서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WP는 전했다
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중요한 조언자로 활동해 온 부인 질 여사도 이날 전당대회에 연설자로 나서 바이든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질 여사는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청중을 향해 "우리는 싸울 것이고, 이길 것이다"라고 화답한 뒤 2분도 되지 않는 짧은 연설을 통해 바이든과 함께 한 지난 47년간을 돌아봤다. 교직이 본업으로, 미 헌정 사상 첫 투잡 영부인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질 여사도 바이든 대통령의 퇴임과 함께 워싱턴 정치무대에는 함께 작별을 고하게 됐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그 자신보다 큰 무언가의 이름으로 이뤄낸 모든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고, 지난달 21일 후보직 사퇴를 앞두고 "영혼속 깊이 파고들어 더는 재선을 추구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모습"을 지켜본 경험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바이든 후보 사퇴 주장이 불거졌던 초기에 완주론을 강하게 폈던 질 여사는 바이든의 장남 보가 세상을 떠나기 전 해리스를 보고 '특별한' 면모가 있어 계속 지켜봐야 할 인물이란 평가를 남겼다면서 "카멀라와 팀(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 당신들이 이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법조인 출신의 해리스 부통령과 보는 각별한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WP는 질 바이든이 길고 진심어린 작별을 시작했다고 촌평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아픈 손가락'으로 불려온 차남 헌터와 애슐리를 비롯한 자녀와 손주들은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손자 보와 악수를 나눴고, 바이든 대통령을 포옹하며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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