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대변인·경합주 애리조나주 시장 "백악관엔 어른이 필요해"
(시카고=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해리스는 국민의 편에 서 있다. 이제 그녀는 내 표를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스테파니 그리샴 전 대변인이 20일(현지시간)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연단에 올랐다.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언론 참모로 일한 그는 백악관 대변인 겸 공보국장을 거쳐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비서실장을 지낼 정도의 핵심 측근으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동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지지자들이 자행한 의회폭동 사태 이후 '반(反)트럼프' 인사로 돌아섰다.
그리샴 전 대변인은 "트럼프의 가족은 나의 가족이었고, 나는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를 모두 그들과 함께 했다"면서 그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소개했다.
이어 "어느 날 병원 중환자실을 방문했을 때 그는 카메라가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고 화를 냈다"며 "그는 공감 능력은 물론이고 도덕과 진실성이라고는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리샴 전 대변인은 "트럼프는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그것을 믿으면 충분한 것이라고 하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는 "1·6 사태 직후에도 나는 멜라니아에게 평화적 시위의 권리는 있지만 폭력을 위한 공간은 없다는 트윗을 올려야 한다고 문자를 보냈지만, 멜라니아는 '노'라고 한마디로 답변했다"며 "나는 이 사태 이후 가장 처음으로 자리에서 박차고 나온 공직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리샴 전 대변인은 "나는 백악관 대변인으로 재직 시절 제대로 연단에 서보지도 못했는데 이제야 민주당을 위해 연단에 선다"며 "나는 우리 나라를 사랑한다. 해리스는 국민을 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짧은 연설을 마쳤다.
공화당 소속임에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한 존 자일스 애리조나주 메사 시장도 이날 연설에 나섰다.
애리조나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히는 '선벨트' 가운데 한 곳이다.
자일즈 시장은 "트럼프는 공직의 기본도 모른다"면서 "트럼프는 아이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백악관에 어른이 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백악관에 어른이 존재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미 목도했다"며 "트럼프는 허황된 공약을 쏟아냈지만 결국 말에 불과했다. 그는 우리의 표를 원했지만 어떤 것도 실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초당적 정책으로 우리 보수 공동체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며 "나의 영웅 존 매케인(전 상원의원)은 당에 앞서 나라를 두라고 했다. 그것이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주지사가 우리를 인도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자일즈 시장은 "나와 같은 미국의 중도층에게 긴급히 전할 메시지가 있다. 존 매케인의 공화당은 사라지고,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며 "이제 새 장으로 넘어가자. 이제 어른을 백악관에 보내 우리 나라를 구하자"고 호소했다.
이들을 시작으로 이번 민주당 전대 기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공화당 인사들이 줄줄이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CNN 방송은 최소 5명의 공화당 인사의 발언이 행사 기간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공화당 소속으로 하원 1·6 특위 위원으로 활동한 뒤 정계를 은퇴한 애덤 킨징어 전 하원의원, 게오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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