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용요법 매출 6조6천억원 전망…약가 산정·급여 적용 남아
연내 美 출시·유럽 승인 예상…"R&D 선순환 구조 확립"
(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유한양행[000100]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문턱을 넘어섰다.
FDA가 지난 20일(현지 시각)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표적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 요법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한 것이다.
지난 2월 FDA가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향후 약가 산정 등 미국 진출을 위한 세부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J&J는 이번 FDA 승인에 따라 해당 병용 요법이 향후 최대 50억 달러(약 6조6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다수 외신은 보도했다.
신약 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일반적으로 2∼3개월 내 출시됨에 따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치료제는 연내 미국 출시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료제가 출시될 경우, 유한양행은 J&J로부터 6천만 달러(약 800억원) 규모의 기술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렉라자 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자체 임상을 거쳐, J&J의 자회사인 얀센에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국내 제외)를 12억5천500만 달러(약 1조6천억원)에 다시 수출했다.
유한양행은 현재까지 계약금 5천만 달러, 개발 단계별 기술료 1억 달러를 받은 바 있다.
남은 11억500만 달러는 다른 국가에서의 신약 허가·상업화 단계에 따라 추가로 수령할 예정이다. 상업화 이후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신약 허가 이후에는 국가별로 치료제 약가 산정·급여 적용 등 절차가 남아 있어, J&J 측에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준비할 전망이다.
J&J는 지난해 말 FDA와 함께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해당 치료제를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 신청했으며, 올해 초 중국·일본에도 신청한 상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J&J 측은 유럽도 연내 승인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 같다"며 "(신약 허가 신청 후) 아무리 길어도 1년 안에 허가가 나는데, 이번 FDA 승인이 아무래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이 FDA 승인을 받으면서 해당 분야 표준 치료제로 쓰이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대항마로 떠오를지가 관심 거리다.
타그리소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 쓰이는 3세대 대표 치료제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7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2021년 국내 허가를 받은 렉라자가 지난해 EGFR 양성 1차 치료제로 허가가 변경되고, 다른 경쟁 약물의 등장 영향으로 타그리소 매출이 다소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한양행은 이번 FDA 승인에 따른 기술료 수입을 활용해 후속 파이프라인(개발 중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회사 경영 방향이나 내년 사업 계획이 나와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서도 "신약 후보물질 도입 등 R&D 선순환 구조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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