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신중 입장 고수…월가는 양적 긴축 종료 시점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의 미셸 보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보먼 이사는 20일 (이하 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열린 은행가 모임에서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위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은 정책 변화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단일 지표에 과잉 반응할 경우 연준이 이룬 진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실업률이 4.3%로 팬데믹 이후 최고치로 나온 것에 놀라 금리를 급히 내리면 안 된다는 의미다.
그는 현재 연준의 정책 기조하에서 물가상승률은 계속 하락해야 하며 연준의 2% 목표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우 "통화 정책이 경제 활동과 고용시장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방 기금금리를 점차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하며, 단일 지표에 과도하게 반응해 인플레이션을 완화한 데서 이룬 그동안의 진전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전처럼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보이지 않은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해석했다.
그는 실업률 상승이 현재의 노동 시장 냉각 수준을 과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먼 이사는 "지난 몇 년간 측정의 어려움이 증가하고 데이터 수정의 빈도와 규모도 커져 현재 경제 상태를 평가하고 향후 변화를 예측하는 작업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월가에서는 21일 공개 예정인 7월 FOMC 의사록에서 양적 긴축(QT) 종료 시점의 단서를 찾으려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안에 양적 긴축을 끝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종료 시점은 미지수다.
'대차대조표 축소'라고도 불리는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 완화'(QE)의 반대 개념이다.
지난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양적긴축 종료의 핵심 주제인 통화정책 시행과 지급준비금 잔액에 대한 일련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도이체방크의 미국 금리 전략가 스티븐 젱은 이를 연준이 프로그램 종료에 임박해 내놓은 일종의 신호로 해석했다.
그는 "최근 단기자금시장(레포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양적 긴축 중단 필요성에 대한 잡음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보고서를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보고서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TD 증권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 게나디 골드버그는 "지급준비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다가오는 FOMC 회의에서 적절한 수준의 준비금에 대해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QT의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sat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