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속 일본술 수입 늘어…맥주, 불매 타격 회복
전체 와인·위스키·맥주 수입은 감소…불경기·소비방식 변화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최근 국내 주류업계에서 맥주와 위스키 시장이 부진에 빠졌으나 일본산의 인기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3천777만달러(약 500억원)로 작년 동기(2천272만달러) 대비 66%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일본 위스키 수입액은 620만달러(약 80만달러)로 작년 동기(564만달러)보다 9.9% 증가해 사상 최대다.
아사히맥주 등 일본 맥주는 수입 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다 2019년 하반기부터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로 불매 운동이 일어 판매가 급감했다가 2022년부터 뚜렷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8년 사상 최대인 7천830만달러(약 1천억원)를 기록했던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20년에는 93% 감소한 567만달러로 바닥을 찍었다가 지난해 5천552만달러(약 740억원)까지 회복됐다.
엔화 가치 하락 속에 올해 7월까지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18년 같은 기간(4천503만달러)의 84% 수준이다.
올해 1∼7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4만7천184t(톤)으로 2018년 같은 기간(5만243t)의 94%에 달해 전체 맥주 시장 위축을 감안하면 불매 운동의 영향에서 사실상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
맥주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는 불매 당시보다 판매가 많이 늘었다"면서 "일본 맥주 수입 중량이 가장 많았던 2018년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운데 전체 맥주 시장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맥주가 불매 운동으로 외면당할 때 반사이익을 누려 수입 맥주 1위가 됐던 중국 맥주는 칭다오 맥주 공장 '방뇨' 사건으로 일본, 네덜란드, 미국에 이은 4위로 떨어졌다.
올해 일본 맥주와 위스키 수입이 증가한 것은 전체 맥주·위스키 수입이 감소한 것과는 상반된다.
올해 1∼7월 맥주 수입액은 1억1천956만달러(약 1천60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8.2% 줄었고 위스키류 수입액은 1억4천317만달러(약 1천900억원)로 10.2% 감소했다. 와인 수입액은 2억6천329만달러(약 3천500억원)로 같은 기간 16% 줄었다.
국내에서 일본 위스키 수입액은 2018년 100만달러를 돌파했으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도 한해도 빠짐없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위스키 수입액이 1년 만에 2배로 급증하며 800만달러에 육박했다.
올해 7월까지 일본 위스키 수입액(620만달러)은 역대 최대로, 2021년 한해 전체(316만달러)의 2배 수준이다.
하이볼용으로 인기가 높은 산토리 '가쿠빈'을 비롯해 산토리의 야마자키, 히비키, 하쿠슈 등이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도 유명해졌다.
흔히 '사케'로 불리는 일본 청주도 국내에서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일본 청주 수입액은 사상 최대인 1천434만달러로 작년 동기(1천388만달러)보다 3.3% 증가했다.
지난 1∼7월 일본 위스키와 청주는 수입 금액은 물론 중량에서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위스키와 청주 수입은 엔화 약세를 타고 늘고 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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