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전 말레이 총리의 印카슈미르 관련 발언으로 관계 악화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와 말레이시아가 교역 확대 등에 합의하며 수년 전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인도 국내 문제에 관한 발언으로 악화한 관계 개선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뉴델리에서 회담한 뒤 교역 확대 등에 합의했다.
인도 노동자의 말레이시아 이주 확대와 양국 간 교역 결제시 각국 통화 사용 등도 합의됐다.
양측은 디지털 기술과 관광, 전통의학 등의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약들도 체결했다.
안와르 총리가 인도를 방문한 것은 2022년 11월 취임한 뒤 처음이다.
그의 이번 인도 방문은 2019년 마하티르 당시 총리가 모디 총리 정부의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자치권 박탈을 비판한 뒤 양국 관계가 틀어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카슈미르 지역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유권을 놓고 전쟁을 치렀음에도 해결되지 않아 두 나라가 양분하고 있다.
인도령 카슈미르는 인도에서 유일한 무슬림 다수 지역이며 말레이시아는 무슬림 다수국이다.
냉각된 양국 관계 탓에 인도의 말레이시아 팜유 수입도 감소하는 등 부정적 영향이 초래됐다.
하지만 안와르 총리가 2022년 취임한 이후 대(對)인도 관계 개선에 나섰고, 이에 세계 최대 식용유 수입국인 인도의 말레이시아 팜유 수입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모디 총리는 회담 후 취재진에 "안와르 총리의 지지로 양국 파트너십에 새로운 계기가 마련됐다"면서 "우리는 오늘 양국 간 파트너십을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양국 간에 아직도 경제협력 잠재력이 많이 있다고 본다"면서 "양국 간 교역과 투자는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와르 총리는 말레이시아가 모든 분야에서 인도와의 관계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며 양국 관계 발전의 잠재력이 지난 몇년 동안 발휘되지 못했다고 화답했다.
안와르 총리의 이번 인도 방문은 중국과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는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펼치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안와르 총리가 최근 중국과 더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모디 총리는 아시아 지역에서 커지는 중국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무역 및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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