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돌풍에도 군부가 '정치 손발' 묶어…"모교서 지식 쌓아 나라의 지도자 될 것"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지난해 태국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집권에 실패하고 정치활동까지 금지된 피타 림짜른랏(43) 전진당(MFP) 전 대표가 미국으로 떠난다.
2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피타 전 대표는 모교인 미국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 케네디스쿨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머물며 회고록을 집필하고 연설과 세미나도 할 계획이다.
피타 전 대표는 "내 정치 경력은 조기 사망했다"며 "태국은 지금 나를 선수로 원하지 않기 때문에 코치가 돼야만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그는 태국 정치 상황에 대해 "회전목마 같다"며 "두통과 현기증이 나고 누가 (회전목마를) 작동하는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피타 전 대표는 시민 자격으로 개혁 진영을 지원하고 훗날 총리 후보로 정계에 복귀하기를 희망했다.
그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 태국에 매우 많은 변화를 일으키길 원하며, 나의 시간을 기다리겠다"며 "지식과 경험을 쌓아 더 나은 사람이 돼서 나라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왕실모독죄 개정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고 제1당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당시 대표였던 피타가 단독 총리 후보로 나섰으나 의회 투표에서 친군부 보수 진영 반대로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여기에다 지난 7일 헌법재판소는 왕실모독죄 개정 추진을 이유로 전진당 해산 명령을 내리고 피타 등 지도부 11명의 정치활동을 10년간 금지했다.
피타 전 대표는 태국 명문 탐마삿대에서 금융을 전공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학석사,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각각 받았다. 기업에서 일하다가 2019년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최근까지 각종 여론 조사에서 줄곧 차기 총리 지지도 1위를 달려온 인기 정치인이지만 평생 정치 무대에 복귀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태국 반부패위원회(NACC)는 왕실모독죄 개정 법안에 서명한 전 전진당 의원 44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결과에 따라 피타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 인사 44명의 정치활동이 평생 금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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