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철도회사-운수노조간 단체협상 난항…"하루 3천300억원 손실 가능성"
열차 통근객도 일부 영향…加총리 "심각성 인식, 조만간 정부 역할 설명"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캐나다 양대 철도회사가 노사갈등으로 22일(현지시간) 직장폐쇄를 결정해 대규모 물류 차질이 초래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만간 해결책을 찾기 위한 정부 차원의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캐나다내셔널(CN)과 캐나다퍼시픽캔자스시티(CPKC)는 이날 각각 성명을 내고 북미 운수노조인 팀스터스와의 단체협상 결렬로 이날부터 팀스터스 소속 조합원 약 9천명을 대상으로 직장폐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두 철도회사는 노조가 협상안을 수용하거나 구속력 있는 중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직장폐쇄가 불가피하다고 예고한 바 있다.
CPKC는 이날 성명에서 "당사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조와의 협상 타결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게 분명하다"며 직장폐쇄 책임을 노조 측에 돌렸다.
CN도 이날 성명에서 연초부터 이어진 노사 협상에서 노조가 사측 제안을 거부해왔다며 구속력 있는 중재 신청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팀스터스 캐나다 지부인 캐나다 철도 콘퍼런스(TCRC)는 "협상 과정에서 CN과 CPKC는 추가 수익을 위해 철도 안전을 타협하고 (지역순환근무로) 직원 가족을 갈라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라고 사측을 비난했다.
산업계에서는 직장폐쇄 여파로 철도 운행 중단이 이어질 경우 막대한 경제적 타격이 유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CN과 CPKC 양사가 운영하는 철도망은 캐나다 전체 철도망의 약 80%에 달한다.
캐나다는 육상 물류를 철도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철도 운행 중단은 곡물, 비료, 석탄, 석유류, 화학제품,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물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N과 CPKC의 철도망은 미국의 주요 수출 항만과도 연결돼 북미 지역 공급망에서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캐나다 철도 운행 중단 시 하루 약 3억4천100만 캐나다달러(약 3천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캐나다철도연합은 이번 사태로 영향을 받는 노선이 하루 10억 캐나다달러(약 9천800억원) 이상의 물동량을 운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장폐쇄에 따른 영향으로 대도시 인근의 일부 열차 통근자들도 이날 오전부터 열차 지연 등으로 출근길에 불편을 겪었다.
캐나다 CTV 방송은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 등 3개 대도시의 통근 노선 중 CPKC의 철로를 사용하는 일부 노선이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노선 이용객은 하루 평균 약 3만2천명 수준이다.
출근길 혼란이 비교적 제한적이었던 이유는 나머지 다수 통근노선의 CN 소속 운행 관리원들이 이번 교섭 과정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한편 캐나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퀘벡주 셔브룩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가 캐나다 전역의 노동자와 기업, 농장주, 소비자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에 적합한 해결책을 신속하게 찾기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만간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노조 측이 정부 개입을 반대하는 가운데 캐나다 연방정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에 도달할 것을 요구하며 정부 권한으로 구속력 있는 중재를 개시하는 방안에 소극적이었다.
다만, 직장폐쇄 여파로 혼란이 일면서 중재 압력도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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