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4일 내내 흥겨운 분위기…경합주와 공화당 텃밭서도 "희망 보여"
(시카고=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희망이 보인다", "너무 즐겁다", "흥분된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대관식'이 열리는 시카고에서 만난 전당대회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11월 대선에서 이긴다'는 기대로 상기된 모습이었다.
미국 57개 주(州)와 영토에서 시카고로 집결한 5천여명의 대의원과 1만2천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당원들이 모인 유나이티드센터는 대규모 파티장을 방불케 했다.
전당대회 기간 내내 흥겨웠던 분위기는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22일(현지시간)이 다가올수록 고조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였을 때 불안하고 위축됐던 당원들은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승리를 위해 발 벗고 나설 기세였다.
콜로라도주 대의원인 케니 반-응우옌(29)씨는 "5개월 전에 저한테 질문했다면 정말 걱정된다고 답했을 텐데 지금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 같다. 긍정적 에너지와 희망이 넘치고 지금 당장 집마다 돌면서 (투표하라고) 문을 두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계인 그는 부모가 베트남 전쟁 때 보트를 타고 탈출한 난민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첫날 독재하겠다고 했는데 참 무섭다. 난 이 선거가 우리나라의 종말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인디애나주 대의원인 짐 하퍼(41)씨도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하고 같이 온 인디애나 대의원 모두 신이 났다"며 "접전이 될 것 같아 방심해서는 안 되지만 우리는 탄력을 받고 있어 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해리스와 월즈는 미래를 위한 비전이 있고, 우리나라를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중산층을 강화하고 기후변화와 같은 정말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우리 당에 에너지를 줬다"고 말했다.
특수교육 교사 출신인 마샤 하워드 에거슨(52)씨는 대의원은 아니지만 초청 손님으로 선정돼 하와이에서 날아왔다며 전대 분위기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에거슨씨는 자신은 미국 의회 최초의 흑인 여성 하원의원인 셜리 치점이 흑인 여성 최초로 대선 경선에 출마한 1972년에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52년이 지나 우리는 첫 흑인 아시아계 여성 대통령 후보를 갖게 됐다. 너무나도 기념비적인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는 이길 것"이라며 "우리가 돌아가면 문을 두드려 사람들과 대화하고 유권자로 등록시키고 해리스와 월즈를 백악관으로 보내기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의 한 당원은 분위기가 변했다고 전했다.
애리조나주 코코니노카운티의 민주당 의장을 맡고 있는 로라 카터씨는 바이든을 끝까지 지지했다면서도 "후보가 바뀌자 사람들이 훨씬 더 흥분하고 열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행사에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왔고 기부와 전화, 질문하는 사람이 늘었다. 애리조나는 지금 완전히 달아올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애리조나를 단념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 분위기였으나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미시시피주 대의원인 헨리 필립스(69)씨는 자신과 같은 흑인 남성이 전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지지한다는 평가에 대해 "아니다, 그건 트럼프의 프로파간다(선전)일 뿐이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트럼프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그는 이번에도 미시시피에서는 공화당 후보가 이길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신났고 투표소로 가서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다. 희망이 좀 보인다"고 말했다. 미시시피는 1980년부터 계속 공화당 대선 후보가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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