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출장·소비 지출 감소…"中서 호텔 급속 성장기 끝났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의 경제 둔화가 이어지면서 세계 최대 호텔 체인들의 2분기 중국 매출도 감소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 영업하는 6개의 국제 호텔 체인은 2분기 '객실당 매출'(RevPAR)과 '평균 일일 객실 요금'이 일제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고 각각 실적 보고에서 밝혔다.
객실당 매출과 평균 일일 객실 요금은 호텔 수익성을 가늠하는 두 가지 중요한 지표로, 주요 국가 중 이들 호텔 체인의 두 지표가 모두 하락한 곳은 중국이 유일하다고 SCMP는 전했다.
2분기 객실당 매출에서 윈덤(Wyndham)은 17%, IHG는 7%씩 각각 하락했다. 또 힐튼, 메리어트, 하얏트는 3∼5%씩 줄었고 아코르(Accor) 역시 하락했다.
평균 일일 요금에서는 메리어트, IHG, 하얏트 모두 약 5%씩 줄었다.
여행 컨설팅업체 징젠의 저우밍치는 주로 출장 여행자들이 찾는 고급 국제 호텔 체인이 올해 기업 여행 규모와 비용이 감소하면서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연휴 기간 중국 호텔 가격이 급등했지만, 올해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메리어트, 하얏트, 아코르의 임원들은 어닝콜에서 중국 경제 둔화와 부진한 소비 지출 탓에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메리어트의 앤서니 카부아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 어닝콜에서 "중화권에서 거시경제 압박이 내수 수요 약화로 이어지면서 객실당 매출이 감소했다"며 "해당 지역은 또한 해외로 나가는 고급 여행객 증가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중국 소매 판매는 3.7% 증가해 작년 동기의 8.2% 증가보다 훨씬 둔화했다.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 연휴 기간 3성급 호텔 요금은 전년 동기보다 9%, 2성급 호텔은 7% 각각 낮았다.
저우밍치는 중국 호텔 브랜드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와 계속되는 부동산 시장 위기로 중국 내 국제 호텔 체인들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에서 과거 국제 호텔 체인들은 부동산 개발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이들 고급 호텔의 존재가 인근 지역 가치를 끌어올렸다"며 "그러나 이러한 역학은 더 이상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 호텔 체인들은 계속해서 중국에 투자하겠지만 그들의 중국 내 급속한 성장기는 끝났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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