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홍배 의원 설문조사…91% "경사노위 위원장으로도 부족"
김 후보자 "부족한 점 많으나 장관 되면 노동약자 보호 노력"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노동계 다수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공개했다.
박 의원은 무작위로 선정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합원, 노동 분야 전공 교수 등 전문가에게 온라인 설문조사 양식을 보내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2~21일 진행된 조사엔 총 686명이 참여했다.
박 의원실은 "모집단이 2천만명이 넘는 경우에도 신뢰수준 95% 기준 유의미한 표본 크기가 384명이기에 이번 설문조사 결과도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응답자 80%에 가까운 548명이 "매우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니다"라고 답한 사람(74명)까지 합치면 김 후보자가 부적격자라고 답한 비율이 90%에 달했다.
김 후보자에게 노동부 장관의 자격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3%인 21명(매우 그렇다 12명·그렇다 9명)에 그쳤다.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평가를 요청한 질문엔 응답자 77%인 525명이 "매우 부족했다", 14%인 93명이 "부족했다"라고 답했다.
"매우 잘했다"라거나 "잘했다"라고 한 응답자는 각각 12명과 5명에 그쳤다. 17명은 전체 응답자의 2% 수준이다.
김 후보자가 최근 노동계에 보인 태도를 평가해달라는 물음엔 "매우 부정적이었다"와 "부정적이었다"라고 한 응답자가 각각 501명(73%)과 116명(17%)이었다.
노동계에 보인 태도가 매우 긍정적이었다거나 긍정적이었다는 응답자는 15명과 12명으로 합쳐서 전체의 4%에 머물렀다.
김 후보자가 노동계와 경영계 사이에서 '중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질문엔 494명(72%)이 "(중재력이) 매우 부족하다", 120명(17%)이 "부족하다"라고 답했다. 중재력이 매우 뛰어나다거나 뛰어나다는 응답자는 각각 12명으로 총 3%였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만 보면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에 적격이고 이에 필요한 능력을 갖췄다고 보는 노동계 인사는 5%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이 된다면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는 '노란봉투법' 입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을 꼽은 응답자가 229명으로 최다였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와 노동자 대상 사용자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21대 국회를 통과했으나 대통령의 재의요구(거부)로 입법이 무산된 뒤 22대 국회 들어서 국회를 재통과했으나 대통령이 재차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노란봉투법 다음으론 '주4일제 등 노동시간 단축과 일·가정 양립 지원으로 저출생 극복'(210명)과 '노동약자보호법과 일하는 사람 권리보호법 제정'(102명)을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해야 할 일로 많이 꼽았다.
노동부 장관으로서 달성해야 하는 '변화'로는 노동자 권리 증진을 꼽은 응답자가 338명으로 가장 많았다.
해결할 현안 등에 '기타' 의견으로 자진 사퇴가 해결할 현안이라고 밝힌 응답자들도 많았다.
김 후보자 본인은 노동부 장관으로 자격이 있는지 등 설문조사와 같은 질문을 받고 박 의원에게 "부족한 점이 많으나 장관으로 임명되면 소외된 노동약자를 보호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또 장관이 된 이후 가장 먼저 해결할 현안으론 '미조직 노동자 지원 확대'를 꼽았다.
장관으로서 달성해야 할 가장 중요한 변화로는 '급변하는 노동시장 환경에서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제시했다.
아울러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며 "(위원장) 재직 시 항상 노동계와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강조했고, 노동계에서도 본인과 소통에 부정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홍배 의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에 적합하지 않다고 노동계가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면서 "김 후보자는 현 정부 들어 추락하는 노동인권 현실에 떨어진 또 하나의 폭탄"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 장관이 된다면 노사정 관계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것이 분명해 보이므로 자진해서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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