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비게임즈그룹·네옴시티, 게임스컴 2024에 부스 내고 사우디 게임산업 홍보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적극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일 쾰른에서 열린 북미유럽권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4'를 통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보유한 국영 게임사 '새비 게임즈 그룹'은 게임스컴 개막 3일차인 23일(현지시간) 게임스컴 B2B(기업간거래) 관에 부스를 내고 자회사로 보유한 게임 개발사 스코플리, e스포츠 기업 'ESL 페이스잇' 등을 홍보하고 나섰다.
B2B 부스 크기는 같은 공간에 있는 전세계 게임업계의 큰손 중국 텐센트, 올해 게임스컴에 수십명 이상의 직원이 출장을 올 정도로 대대적인 사업 기회 모색에 나선 크래프톤[259960] 등에 맞먹을 정도였다.
별도로 예약하지 않아 부스 내부를 둘러볼 수는 없었으나, 안에 딸린 회의실에서는 각국 게임업계 관계자가 드나들며 활발한 투자·사업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전세계 게임업계와 e스포츠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PIF와 새비게임즈는 엔씨소프트[036570], 넥슨 등 한국 게임사를 비롯해 닌텐도·액티비전 블리자드·일렉트로닉 아츠(EA)·캡콤 등 글로벌 유명 게임사의 지분을 잇달아 확보해왔다. 작년에는 미국 모바일 게임사 스코플리를 50억 달러(약 6조5천억원)에 인수했다.
또 올해 국제 e스포츠 대항전 'e스포츠 월드컵'을 대대적으로 열고, 게임 대회 역사상 최다 규모인 6천만 달러(약 830억원) 이상의 금액을 상금으로 내걸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미래 신도시 건설 계획인 네옴시티도 새비 게임즈 그룹과 별개로 게임스컴에 부스를 내고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다양한 자국 인디 게임을 소개했다.
'애쉬 게임 스튜디오'가 출품한 '아주마(AZOOMA) 이스케이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가족 저택을 배경으로 한 코믹한 분위기의 잠입 액션 게임이다.
지루한 가족 모임에 참석하는 대신 밖에 나가 놀고 싶은 소년이 수많은 친척의 눈을 피해 미로 같은 집에서 탈출하는 내용이다.
사우디 출신 게임 개발자 아나스 바크쉬 씨는 "수십 명의 가족이 가까이 모여 사는 경우가 많은 사우디의 문화를 활용해 만든 게임"이라며 "게임은 네옴시티의 핵심 산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히잡을 쓴 여성 게임 개발자들도 눈에 띄었다.
사우디가 수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이 남성 후견인 없이 외출하거나, 직접 차를 모는 것이 불가능했던 점을 생각하면 생소한 모습이었다.
'마제스트 마인드 게임즈'의 공동 설립자 루자인 알부카리 씨는 검은색 히잡 위에 자신이 만든 게임 '트라이 서바이브'에 에 나오는 마법사 모자를 쓴 채 먼저 악수를 청해왔다.
알부카리 씨는 "사우디에서는 지금 이곳보다 훨씬 많은 여성이 IT·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있고, 자기만의 회사를 차린 사람도 많다"고 강조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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