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이틀에 한번 발령해 주민 강제 이주"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대피령을 남발하면서 주민 보호라는 당초 목적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고 유엔이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인권 상황을 담당하는 무한나드 하디 유엔 인도적 지원 조정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달 들어 이스라엘군은 이틀에 한 번꼴로 가자지구에 대피령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디 조정관은 "최대 25만명에 이르는 지역 주민이 이달 들어 다시 삶의 터전을 잃었고 과밀하고 오염된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며 "대피령이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실제로는 정반대의 효과를 내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피령이 현지 주민뿐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활동 중인 인도적 활동가의 업무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17일 사이 대피령이 내려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와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는 보건시설 17곳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의 식수원이 됐던 우물도 대피령으로 접근할 수 없게 됐다.
하디 조정관은 이스라엘군이 대피령을 남발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대피령이 지속되는 한 가자지구 내 인도적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주민들의 생존은 위협받을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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