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친러 벨라루스에 "국경서 병력 빼라" 경고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의 병력이 대거 집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국경지대에 병력과 장비를 대거 증강 배치한 친러 국가 벨라루스에 25일(현지시간)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벨라루스군은 비우호적인 행동을 멈추고 국경 인근에서 병력을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은 또 "러시아의 압박으로 인해 비극적인 실수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인을 상대로 적대 행위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에 따르면 벨라루스가 국경에 배치한 병력은 특수부대와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 대원들이다.
외무부는 자국 북부 국경 인근 고멜에 탱크와 야포, 방공시스템, 공병 장비 등이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벨라루스군의 이 같은 행보는 동부에서 러시아와 맞서 싸우며 일부 러시아 본토를 공략하는 우크라이나군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괴뢰 국가로 불리는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갈 때 침공로를 열어준 국가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러시아와의 장기 소모전 속에 북부에 또 다른 전선이 생성될 위험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6일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급습을 규탄해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18일 러시아 국영 로시야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 국경에 12만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했다며 "벨라루스는 전체 국경에 군 병력의 거의 3분의 1을 배치하며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경지대에서 벨라루스군 전력 강화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의 말은 벨라루스를 우크라 침략 시동의 발진기지로 활용한 푸틴을 기쁘게 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후 안드레이 루키아노비치 벨라루스 공군 및 대공 사령관은 국영 방송 CTV와 인터뷰에서 항공기와 방공부대, 무기 등을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추가로 보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무기가 대폭 늘어났다. 현 시간부터 증강된 병력과 무기는 남부 국경에서 임무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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