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피로감에 美증시 혼조…실적 경계감에 엔비디아 하락
중동 불안에 유가 급등도…"차익실현·순환매 장세 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27일 국내 증시는 별다른 호재가 없는 가운데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을 앞두고 경계 심리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68포인트(0.14%) 내린 2,698.01로 장을 마쳤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9월 기준 금리 인하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지난주 말(23일) 뉴욕증시를 비롯해 유럽의 스톡스500 지수 등 글로벌 주가가 뛰어오르고, 엔비디아(4.59%) 등도 급등했던 점과 대비된다.
국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리면서 삼성전자[005930](-2.06%), SK하이닉스[000660](-3.18%), 현대차[005380](-1.19%) 등 수출주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29일 오전 6시에 공개되는 엔비디아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에 반도체주 하락폭이 더 커졌다.
간밤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6% 오르며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32%, 0.85% 내렸다.
지난주 상승 랠리에 따른 피로감과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겹치면서 엔비디아가 2.25% 하락했고, 브로드컴(-4.05%), 마이크론테크놀로지(-3.38%), AMD(-3.22%) 등 반도체 종목이 내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2.51% 급락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대규모 무력 충돌로 중동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지난 26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 정부가 모든 유전을 폐쇄하고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생산과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힌 점도 불안을 키웠다.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5%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경계감 속 방향성을 탐색하는 가운데 업종·종목별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잭슨홀 미팅에서의 안도감이 지속되는 듯했지만, 엔비디아 실적 경계심리가 반도체주 중심의 가격 조정을 초래했다"며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전 세계 증시 참여자들의 의존도가 높은 상태"라고 짚었다.
이어 "이번주 목요일 실적 발표 전까지 특정 주식과 업종이 몇 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좋기보다는, 수시로 차익실현,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는 현상에 대비해야 함을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까지 경계감은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주요 기술주 하락에 국내 매물 출회 연장 가능성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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