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CP "美대선 앞 성사 주목"…바이든, 2021년 집권 이후 중국 방문 안해
美는 11월 대선 의식 '中 관리', 中은 경제·안보 파상공세 완화 노림수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중 기간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부터 사흘간 중국을 방문한다.
SCMP는 "설리번 보좌관의 방중은 8년만으로,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실제 설리번 보좌관이 작년 9월 몰타에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외교부장 겸임)과 만나고 나서 두 달 후인 같은 해 11월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과 부통령 재임 시절 중국을 4차례 방문했지만, 2021년 초 대통령 취임 이후엔 중국을 찾지 않았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로 집권한 이후 그동안 미국을 5차례 방문한 바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미·중 관계 전문가인 루샹 연구원은 "(시기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면서 "설리번이 방문 중에 바이든 대통령의 방중을 제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방중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대만 문제를 포함한 미·중 관계 현안, 마약 대응 협력, 군 당국 간 통신 증진, 인공지능(AI) 보안 강화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미 백악관 측이 밝힌 바 있다.
이에 지난 25일 중국 외교부는 설리번 보좌관의 방중에 대해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 간 작년 11월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에서의 논의사항을 이행하는데 중요하다"면서도 왕 외교부장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 간 회동에서는 이외에도 최근 중국과 필리핀 간 빈번한 충돌로 국제사회 우려를 자아내는 남중국해 문제와 중국의 대(對)러시아 지원 문제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설리번-왕이 채널은 지난해 2월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상공을 지나가며 양국 관계가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가동되기 시작했다.
작년 5월 1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첫 회동을 시작으로 몰타, 방콕 등지에서 지난 1년간 4차례 만났다.
특히 설리번 보좌관과 왕 외교부장의 이번 만남은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성사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외교가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데 목적을 뒀다면 중국은 미국의 각종 경제·안보 이슈와 관련한 파상 공세를 누그러뜨리는 장(場)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번 설리번 보좌관 방중을 통해 미·중 양국 간 갈등·대립 사안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CMP는 연말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중국을 겨냥한 미 행정부의 경쟁적 접근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선거가 막판으로 치닫게 되면 여야 후보 모두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국무원 고문이자 국제정치 분야 권위자인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중이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임기가 곧 종료되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 행정부를 대신해 어떤 약속을 할 가능성은 작다"고 짚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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