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범 목적 두고는 '경계감시 능력 확인', '日·나토 훈련 반발' 등 분석 제기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27일 중국 군용기가 전날 처음으로 자국 영공을 침범한 데 대해 "우리나라(일본) 주권의 중대한 침해일뿐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에 26일 외교 경로로 매우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일본의 방위 책임자인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군용기 영공 침범과 관련해 "행동의 의도와 목적에 대해서는 사안의 성질상 확실히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중국의 군사 동향에 큰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영공 침범 목적이 일본의 경계 감시 능력을 확인하려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상자위대 해장보(해군 소장급)를 지낸 사사카와평화재단의 가와카미 야스히로 안전보장연구그룹장은 요미우리신문에 "(중국이) 일본의 대처력을 확인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도발의 강도를 높여 나갈 우려가 있으며 작은 변화를 장기간 거듭해 기정사실로 해 나갈 전략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일본이 근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번 영공 침입이 일본에 대한 위협이라는 견해도 있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는 전날 일본이 지난달 이후 나토 회원국과 육해공에서 활발하게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이번 영공 침범은 "일본 측의 반응을 살핀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하야시 장관은 이런 시각에 대해 "중국 군용기 행동의 의도와 목적에 대해서는 대답하는 것을 삼가겠다"면서도 "우리나라는 계속 보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들을 비롯한 각국과 합동 훈련 등을 통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군 Y-9 정보수집기 한 대는 전날 오전 11시 29분부터 31분까지 일본 열도 서남부 나가사키현 단조(男女)군도 앞바다 영공을 침범했다.
이에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해 대응했다.
중국 군용기는 오후 1시15분께 주변 지역에서 선회를 끝내고 중국 본토 쪽으로 돌아갔다.
중국 항공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한 적은 과거에도 두 차례 있었지만 군용기 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야시 장관은 이번 사건이 향후 중일 관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중국과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계속해서 다양한 레벨에서 의사소통해 나가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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