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2년 전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스리랑카에서 내달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좌파 야당 지도자 겸 유력 주자가 외국 기업 투자를 선별 수용하겠다는 공약을 했다고 AFP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아누라 디사나야케 인민해방전선(JVP) 총재는 전날 발표한 공약을 통해 "우리는 많은 자본을 투입할 능력이 없는 재생에너지와 같은 분야에 한해 외국 기업 투자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디사나야케 총재는 또 현행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내각책임제로 복귀시키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한 스리랑카는 1978년 개헌으로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전환했다.
지난 30년간 거의 모든 스리랑카 지도자가 대통령제 폐지를 약속했지만, 실패한 바 있어 그의 대통령제 폐지 공약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부패 운동가 출신이면서 농업부 장관도 지낸 디사나야케 총재는 다음 달 21일 치러질 대선에서 승리가 점쳐지는 유력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다른 두 유력 주자는 라닐 위크레메싱게 현 대통령과 제1야당 국민의힘연합(SJB) 총재 사지트 프레마다사라고 AFP는 전했다.
총 39명이 출마한 이번 대선은 스리랑카가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정책 실패로 2022년 4월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한 뒤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디사나야케 총재는 2019년 대선에도 출마했으나 3% 득표로 현격히 뒤처진 3위에 머물렀다.
그가 이끄는 JVP는 225명 의원으로 구성된 단원제 국회에서 현재 3석을 가진 정치연합 국가인민동맹(NPP)에 속해 있다.
JVP는 1971년과 1987년 각각 무장봉기를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총 8만여명이 희생됐다. 이 정당은 이후 폭력을 배제한 정당 활동을 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9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면서 에너지 보조금 폐지와 증세 등 재정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조금씩 반등하는 추세지만 긴축정책으로 생계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이번 대선은 위크레메싱게 현 대통령에 대한 심판 성격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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