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식당들도 상반기 이익 89% 급감…가격경쟁 내몰린 식당들 생존 안간힘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 경제 둔화 속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가격 경쟁에 내몰린 식당들이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이달 베이징시 당국 자료에 따르면 연 매출이 200만위안(약 3억8천만원)을 초과하는 현지 요식업체들의 상반기 이익은 1억8천만위안(약 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8% 급감했다.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이익률도 0.37%까지 추락했다.
상하이시 상황은 더 안 좋다. 상하이시에서 연 매출이 200만위안을 넘는 요식업체들은 상반기 7억7천만위안(약 1천4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17억위안(약 3천190억원) 이익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선전시에서 지난 3년여 5곳의 쓰촨식 식당을 운영하던 랴오모 씨는 계속되는 이익 감소로 올해 그중 4곳의 문을 닫았다.
그는 SCMP에 "요식업계 전체가 가격 경쟁에 내몰리면서 나는 남은 1개 식당에서도 음식 가격을 깎고 있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의 주요 도시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경제 전망이 좋지 않은 가운데 치열한 경쟁으로 이익 급감이나 재정 손실을 겪으며 살아남기 위한 더 큰 도전들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어 "요식업체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분석가들은 영세업체들에 피해를 더할 수 있는 가격 전쟁을 막기 위해 정부와 산업기관들이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광둥성 싱크탱크 '광둥체제 개혁연구회'의 펑펑 회장은 "가격 전쟁은 주민들이 임금 감소와 불확실한 전망에 직면해 음식에 대한 지출이 더욱 제한되는 상황을 반영한다"며 "요식업계 가격 전쟁은 내수 수요가 여전히 낮고 주민들이 안정적인 경제 상황을 예상할 수 없는 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음식 서비스 플랫폼 메이퇀을 보면 베이징의 일부 요식업체는 버거 세트를 19.9위안(약 3천700원), 통닭구이를 15.9위안(약 3천원), 소고기 바비큐 뷔페를 79위안(약 1만5천원)에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도 정규 메뉴의 거의 절반 가격인 19.9위안짜리 음료를 출시했다.
내수 경제 둔화로 유명 식음료 체인들도 휘청이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대만 유명 레스토랑 체인인 딘타이펑이 베이징과 톈진 등 중국 내 14개 매장의 문을 오는 10월 말까지 닫는다고 발표했다.
소매 정보 플랫폼 링크숍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에서 최소 74개의 식음료 브랜드가 400여개 매장의 폐점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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