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교수, 블룸버그 칼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핵 불안의 시대'(era of nuclear anxiety)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할 브랜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8일(현지시간)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세계도 핵무장을 한다'(If South Korea Goes Nuclear, So Will the World)는 제목의 블룸버그 칼럼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언젠가 비확산 질서를 지탱하는 힘과 약속을 없앨 경우 그 질서가 동시에 많은 곳에서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가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실제로 미국 동맹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는 미국의 지정학적 약속에 대한 의구심을 계속 심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랜즈 교수는 "미국은 수십년간 제재와 고립, 심지어 군사적 행동으로 잠재적 (핵)확산자들을 위협해왔다"며 "가장 중요하게는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핵무기 획득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군사적 보호를 제공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과 여러 자원을 보유한 수십개국 중 9개국만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사실은 이 전략의 성공을 보여주는 지표지만 현재의 국제 정세를 보면 이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요인으로 '군사적 균형의 변화'를 꼽았다.
브랜즈 교수는 "중국의 군비 확장이 향후 10년 동안 계속되면 일본이나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은 재래식 저항은 희망이 없고 핵무기가 필수적인 방어 수단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핵 무장국의 침략'을 꼽았다.
브랜즈 교수는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국이 대만을 막을 수 없거나 막을 의사가 없다면 (핵) 확산 압력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마지막 요인으로 '미국의 잠재적 철수'를 들면서 이것은 "한국의 당국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며 (핵) 비확산 체제를 가장 파괴할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철수하면 동유럽부터 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동맹국들이 핵확산과 관련해 선택의 기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고 했다.
브랜즈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 핵무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 위협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정서는 이해할만하다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 요인도 있다"면서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미국과의 동맹이 파열돼 한국이 홀로 취약한 상태로 남을 것이라는 두려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한국이 조만간 (핵)폭탄을 만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1970년대 한국이 핵무기 보유를 심각하게 고려했을 때 미국은 강하게 반대했고 "오늘날의 새로운 추진은 동맹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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