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 최고 '1c DDR' 개발 발표…연내 양산 준비 완료
삼성전자도 연내 10나노 6세대 양산 계획…HBM 수요 폭증에 경쟁 가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반도체업계의 미세공정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극미세화된 메모리 공정 기술을 선점하려는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10나노 6세대' 양산 시기 두고 신경전 예상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 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기가비트)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2021년 7월부터 1a 기술이 적용된 D램을 양산하고, 작년 2분기부터 1b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1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업계에서는 10나노대 D램부터 세대별로 알파벳 기호를 붙여 부르는데, 1x(1세대), 1y(2세대), 1z(3세대), 1a(4세대), 1b(5세대)에 이어 1c는 6세대 기술이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c DDR5는 현존하는 D램 중 가장 미세화된 공정이 적용된 D램이다.
SK하이닉스는 연내 1c DDR5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제품을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경쟁사 삼성전자 역시 연내 10나노급 6세대 D램 양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가 10나노급 6세대 개발 성공을 발표하며 '선공'에 나선 만큼 이제 양산 시기를 두고 두 회사 간 신경전이 팽팽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MemCon) 2024'에서 올해 안에 10나노급 6세대 D램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 10나노급 6세대 D램의 구체적인 양산 일정을 제시한 회사는 삼성전자가 처음이었다.
또 멤콘에서 삼성전자는 10나노급 7세대 제품을 2026년께 양산하고, 2027년 이후 한 자릿수 나노 공정을 통한 D램 생산에 도전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 SK하이닉스, HBM4E부터 1c 기술 적용 계획
이처럼 반도체업계가 차세대 D램 미세공정에 공들이는 배경에는 AI 열풍에 따른 HBM 수요 폭증이 있다.
AI 반도체에는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에 대응할 전력 효율이 필요한데, 선폭 미세화로 D램 성능과 전력 효율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선보인 1c DDR5의 동작 속도는 8Gbps(초당 기가비트)로, 이전 세대 대비 속도가 11% 빨라지고 전력 효율은 9% 이상 개선됐다.
성능이 대폭 개선된 1c DDR5는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고성능 데이터센터에 주로 활용될 예정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글로벌 고객이 SK하이닉스 1c D램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면 전력 비용을 이전보다 최대 30% 줄일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개발이 예상되는 7세대 HBM인 HBM4E부터 1c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1c 기술이 적용된 HBM4E는 SK하이닉스 최대 납품처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독점 공급했으며,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도 가장 먼저 납품하기 시작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서 사실상 적수가 없는 엔비디아가 올해 2분기에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면서 견고한 HBM 수요 전망에 계속 힘이 실린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에 300억4천만달러(약 40조1천785억원)의 매출과 0.68달러(약 909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전날 밝혔다.
특히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배 이상으로(122%) 급증했으며, 분기 매출로 보면 이번에 처음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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