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이스라엘 편향 31%…팔레스타인 편향 5%"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시민 절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대한 자국 언론 보도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인프라테스트 디맵의 설문 결과를 보면 독일 매체의 가자지구 전쟁 보도를 다소 또는 전혀 믿지 못한다는 응답자가 48%였다.
자국 매체가 균형 있게 보도한다는 답변은 38%에 그쳤다.
31%는 언론사가 이스라엘 편을 든다고 답했다. 팔레스타인 쪽에 편향됐다는 답변은 5%에 그쳤다.
독일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부채 의식 때문에 전쟁 이전부터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했다. 독일 정부는 국가로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자국의 존재 이유로 삼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계속되는 등 일반 시민 인식은 다소 다르다. 올해 4월에는 '독일이 이스라엘, 독일 내 유대인에게 역사적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14∼29세의 36%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독일 언론 역시 편향됐다는 지적을 자주 받았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지난해 10월7일부터 올해 7월까지 가자지구 분쟁을 다룬 공영 ARD방송 토론 프로그램 패널 가운데 이스라엘 국적자는 10명, 팔레스타인 출신은 3명이었다.
국가 차원의 부채 의식은 일부 언론사 편집방침에도 투영돼 있다.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 악셀슈프링거는 회사 헌장에 '유대민족과 이스라엘 국가의 존립을 지지한다'고 못 박았다.
악셀슈프링거는 독일 일간지 빌트와 디벨트, 보도전문채널 벨트TV,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 등 40여개국에 언론사를 보유하고 있다. 창립자 악셀 슈프링거(1912∼1985)는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박물관을 후원하는 등 평생 이스라엘을 지원해 '비유대인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자)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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