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프리' 회장에 체포 사실 알려달라 요구…마크롱과 관계도 언급
러 "정치적 박해로 전환되지 말아야"
(파리·모스크바=연합뉴스) 송진원 최인영 특파원 =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뒤 프랑스 재계 거물 측에 자신의 구금 사실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AFP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두로프는 지난 24일 체포 이후 프랑스 통신사 '프리'(Free)의 모회사인 통신 그룹 일리아드의 설립자 자비에 니엘에게 자신의 체포 사실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프랑스의 억만장자 중 한 명인 니엘 회장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가까운 재계 인사다.
AFP 통신은 이에 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니엘 회장 측에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두로프는 또 경찰에 구금됐던 동안 마크롱 대통령과 관계도 언급했다고 또 다른 소식통이 AFP 통신에 전했다.
두로프가 구명을 위해 프랑스 고위 인사와 인맥을 거론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롱 대통령이 2018년 두로프와 점심을 함께하며 텔레그램의 본사를 프랑스 파리에 두라고 권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르몽드 역시 러시아 출신인 두로프가 2021년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하기 전 마크롱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났다고 보도했다.
두로프는 프랑스에 특별히 기여한 외국인을 위한 특별절차를 통해 시민권을 얻었다.
그는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마약 밀매·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 등을 방치해 사실상 공모하고 수사 당국의 정보 제공 요구에 불응한 혐의 등으로 전날 예비 기소됐다.
향후 수사 판사의 조사를 거쳐 최종 법정행이 가려질 예정이다.
두로프는 보석금 500만 유로(약 74억 원)를 내는 조건으로 석방됐다. 다만 주 2회 경찰서에 출석해야 하며 프랑스 출국도 금지됐다. 법원은 두로프의 여권 등도 모두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로프 사건과 관련해 "지금은 어떠한 판단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일이 정치적 박해로 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 사건과 정치의 연관을 부인했다는 것을 알지만 한편으로는 특정 비난들이 나오고 있다"며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두로프가 여전히 러시아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필요한 경우 그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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