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로프 도착 사실 몰랐다…만날 계획도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를 방치한 혐의 등으로 예비기소된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에게 과거 시민권을 부여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국가를 위한 일"이라고 옹호했다.
러시아 출신인 두로프는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시민권도 갖고있다. 그는 2021년 프랑스에 특별히 기여한 외국인을 위한 특별절차를 통해 프랑스 시민권을 얻었다.
29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비아를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프랑스는 표현의 자유와 기업가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두로프의 프랑스 시민권 요청 승인은 유명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 프랑스에 경제적 기여를 하고 프랑스어를 배우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로프와 마찬가지로 특별절차를 거쳐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한 스냅챗의 CEO 에번 스피겔도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와 함께 두로프가 체포되기 전에는 그가 프랑스에 온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그를 만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신문 르 카나르 앙셰네(Le Canard Enchaine)는 두로프가 체포되기 전 마크롱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두로프의 프랑스 도착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내가 그에게 어떤 초대를 했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로프 체포는) 프랑스 사법부의 독립적인 행위"라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프랑스 공항에서 검찰에 체포된 두로프는 28일 예비기소됐다.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 마약 밀매, 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 등을 방치해 사실상 공모하고 수사당국의 정보제공 요구에 불응한 혐의다.
그는 보석금 500만유로(약 74억원)를 내는 조건으로 석방됐으며 출국은 금지됐다.
앞서 두로프가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하기 전 마크롱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났다거나, 마크롱 대통령이 2018년 두로프와 점심을 같이 하며 텔레그램 본사의 파리 이전을 권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언론 보도 등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두로프가 자신이 체포될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프랑스에 왔을 것이라며 의구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파리 검찰청 소식통을 인용, 두로프는 24일 프랑스에 도착하기 전까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체포 영장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또 두로프 수사는 미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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