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10년에 한번 올 기회…비만약은 획기적 연구 급증 단계"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영국계 사모자산 운용사인 슈로더 캐피탈은 벤처 투자와 관련해 생성 AI(인간처럼 말하고 사고하는 AI)와 비만 치료 신약 등의 분야에 집중한다고 30일 밝혔다.
슈로더 캐피탈은 운용 자산 규모가 지난 6월 말 기준 973억달러(약 133조9천500억원)에 달한다. 벤처 기업은 슈로더 캐피탈의 핵심 투자 대상 중 하나다.
슈로더 캐피탈의 스티븐 양 벤처투자 부문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생성 AI는 10년에 한번 올 드문 기회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 분야는 4조달러(약 5천300조원)의 투자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슈로더 캐피탈은 생성AI 스타트업의 세계 10위 그룹 중 8곳에 투자하고 있다. 데이터브릭스와 오픈AI가 대표적 예다.
양 대표는 "비만 치료제는 획기적 연구가 급증하며 거대한 시장이 생기고 있다. 특히 근육 손실 부작용을 줄이고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먹는 약) 형태로 개발하며 상품성이 계속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로더 캐피탈은 비만·당뇨 치료제 업체인 '카못 테라퓨틱스' 등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양 대표는 한국 AI 스타트업의 투자 계획에 관한 질문에는 "한국은 벤처 투자에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대세는 소비자 대상의 이커머스나 배달 플랫폼, 바이오 테크 쪽이었다. AI 스타트업에 관해서는 안타깝지만, 현재로는 기회가 많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최정상급 반도체 회사들이 있어 AI 생태계 중 컴퓨팅(기반 연산) 분야에서 매우 뛰어나다"며 "AI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도 적은 펀딩에도 열심히 하는 젊은 기업가들이 많아 향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슈로더 캐피탈은 생성 AI를 내부적으로도 활발히 쓴다. 챗GPT의 사내판 서비스인 '지니'(Genie)를 개발해 매일 임직원 1천여명이 데이터 분석과 코딩 등에 이 AI를 활용한다. AI 투자 애널리스트인 '가이아'를 지난 6월 도입했다.
이 회사의 조나스 클라스 AI 데이터 과학 분석가는 "여러 기업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외부 생성 AI 서비스를 구매해 쓰지만 이는 비용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시중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생성 AI의 두뇌에 비유되는 기초 소프트웨어)을 세부 조정해 자체 AI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금융 AI의 도입이 아직 초기 단계라며 "세계 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연초 조사를 해본 결과 생성 AI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곳이 89%에 달했지만, AI 전담팀을 보유한 곳은 우리를 포함해 7%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가이아는 투자보고서 초안을 쓰고 자료 분석과 기업 실사 등의 업무를 돕는다. 슈로더 캐피탈은 가이아가 투자보고서 최종본의 약 65%를 써주는 성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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