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정계의 '캐스팅보트'로 주목받았던 커원저 민중당(TPP) 주석이 정치자금 비리 의혹으로 3개월간 주석직을 내려놓는다고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커 주석은 전날 대선 캠프 총간사를 지낸 황산산 TPP 비례대표 입법위원(국회의원) 등 주요 당직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총통 선거(대선) 관련 정치 자금 부실 신고 등으로 인해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면서 "내 책임이 가장 크다"고 사과했다.
다만 그는 이번 사태가 회계사의 신고 잘못으로 인한 해프닝이라면서 당에 3개월간 휴가를 신청한 후 관련 조사를 자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TPP를 계속 이끌어갈 수 있을지, 대만에 어떻게 봉사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본인 명의로 사무실을 매입하면서 선거 보조금을 유용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사려 깊지 못한 나쁜 습관이며 내가 직면해야 할 책임"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만언론은 총통 선거와 입법위원 선거 관련 정치 자금 및 지출에 대한 회계 조작 의혹이 증폭되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커 주석과 민중당이 정치자금 수렁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커 주석은 이와 함께 뇌물 수수 사건과도 연루된 상태다.
대만 타이베이 지방검찰과 부패 척결 기구인 염정서(AAC)는 타이베이의 한 쇼핑센터 용적률을 840%로 높이기 위해 선칭징 워이징 그룹 회장이 2021년 한 타이베이시의원에게 4천500만대만달러(약 18억8천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해 이날 이들을 구속 수감했다.
대만 언론은 해당 쇼핑센터의 용적률 상향 때 커 주석은 관련 상황에 관여할 수 있는 타이베이 시장을 맡고 있었다며 커 주석에게 사정 칼날이 겨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중당은 지난 1월 입법위원 113명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집권 여당 민진당(51석)과 제1야당 국민당(52석)이 의석 과반 확보에 실패한 상황에서 8석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친미·독립 성향 민진당과 친중 세력 국민당 간 경제·안보 이슈 대립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중당의 캐스팅보트 파워는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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