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방 재정 올해 372조원 '펑크'…"세제개혁도 쉽지 않아"

입력 2024-08-30 13:05  

中 지방 재정 올해 372조원 '펑크'…"세제개혁도 쉽지 않아"
경제·부동산 침체에 수입 감소…"솥 부숴 돈 마련하자" 구호까지 등장
"3중전회서 '지방에 세제 권한 이양' 제시했으나 중앙도 어렵긴 마찬가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속에 지방정부들의 세입-세출 격차가 커지면서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가 30일 전했다.
중국 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일반 공공예산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6% 줄었으나 지출은 오히려 2.5% 늘었다. 이에 따라 발생한 재정 수지 결손액은 1조9천800억위안(약 372조원)으로 나타났다.
연합조보는 중국 지방정부들이 발표한 자료를 취합한 결과 31개 성(省)급 지방정부 가운데 상하이만 456억2천억위안(약 8조5천억원) 재정 흑자를 기록했고, 나머지 30곳은 모두 지출이 수입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재정 수입과 지출의 격차가 1천억위안(약 18조8천억원)을 넘어선 성급 지방정부는 25곳으로 작년보다 두배 늘었고, 2천억위안(약 37조6천억원)을 넘는 곳은 11곳이었다. 남부 쓰촨성이 상반기 3천873억4천만위안(약 72조9천억원)의 적자로 1위에 올랐고, 후난성(2천708억9천만위안)과 후베이성(2천595억6천만위안)이 뒤를 이었다.
이는 재정 수입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중부 산시(山西)성과 서부 칭하이성,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중부 허난성 등 성급 지방정부 10곳에서 일반 공공예산 수입이 감소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개혁·개방 이후 국유 토지의 사용권을 판매(出讓)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확보해왔다.
부동산 활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개발 붐-지방 재원 확충-또 다른 개발'이라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서 지방정부 재정까지 덩달아 위축된 상황이다.
중국 정부 데이터를 보면 올해 상반기 지방 국유 토지 사용권 판매 수입은 1조5천300억위안(약 287조9천억원)으로 작년 대비 18.3% 줄었다. 이는 '정점'이던 2021년에 비해 55.7% 감소한 수준이다.
지방정부의 수입은 줄었으나 지출 압박은 여전하다. 상반기 지방정부 공공예산 지출은 11조8천억위안(약 2천220조원)으로 작년보다 0.9% 늘었다. 재정 상황이 안 좋은 톈진의 정부 지출 증가율이 16.2%로 가장 컸고, 시짱(티베트)자치구도 지출을 13.6% 늘렸다.
지방정부들은 올해 들어 행정 지출 감축과 공무원 급여 삭감, 사업 편제 간소화 등 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며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외치고 있다.
특히 남부 충칭과 서부 간쑤성, 북부 네이멍구자치구 등에서는 지방 부채 리스크 해소를 위해 '솥을 부수고 철을 팔자'(?鍋賣鐵·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산을 유동화한다는 의미)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를 두고 "국가 철강 생산을 위해 중국 가정이 동원돼 냄비를 녹였던 1950년대 대약진운동 시기를 연상시키는 구호"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공산당은 지난달 '경제 방향타'로 불리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에서 심각한 부채난을 겪고 있는 지방정부를 위해 현재 사실상 중앙으로 집중된 세수·재정 권한을 일부 지방에 이양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당국의 구상이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위훙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은 "중앙정부 지출이라는 '처방'은 재정·세제 개혁이라는 큰 방향을 제시했으나 중앙 재정 역량을 지방에 기울여주는 구체적인 비중이나 세목 등 문제에 관해서는 정량적 지표가 부족하다"며 "재정·세제 개혁의 난점은 여전히 중앙-지방의 게임으로, 새로운 세금이 도입되지 않을 경우 지방의 몫이 늘어난 만큼 중앙의 몫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위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둔화한 상황에서 중앙 재정 수입 증가율도 떨어지고 있고, 마찬가지로 재정 압박에 직면해있다"며 고(故)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했던 "이익을 건드는 것은 때때로 영혼을 건드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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