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지도자 주장…이스라엘 총리실 "경고 못 받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가자지구 전쟁 발발 76일 전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 위험'을 경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에 따르면 네타냐후 내각이 추진하던 사법개혁 관련 의회(크네세트) 투표를 앞둔 작년 7월 23일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전쟁이 다가오고 있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이 사실상 무방비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기 76일 전이다.
바르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말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 적들은 약점을 지켜보고 있고 전쟁 가능성을 막으려면 우리는 역내에 단결을 보여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당시 사법개혁 추진으로 국내 정치권이 분열됐던 혼란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바르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의 승인을 받아 라피드 전 총리에게도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한다. 라피드 전 총리는 "내가 '이것을 총리에게 말했나'라고 묻자 바르 국장이 '그렇다'고 답했다"라고 전했다.
라피드 전 총리는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정보를 공개하고자 했으나 참모진이 이를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 주장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그 날짜에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경고받지 못했다"며 작년 10월 7일 이전 하마스와 전쟁을 벌일 가능성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와이넷은 전했다.
신베트는 이와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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