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소비촉진·부동산 시장 살리기 목적"…中 인민은행과 노코멘트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 당국이 최대 5조4천억 달러(약 7천200조원)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모기지)의 재융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이는 주택 소유 가구의 대출 부담을 줄여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이 계획에 따라 주택 소유자는 은행이 일반적으로 모기지 조건을 조정하는 1월 이전에 현재 대출을 받은 은행 등 금융기관과 조건을 재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채무자들이 기존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 재융자를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 계획은 주로 오래전 주택을 매입한 기존 주택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여기에는 올해 중국에서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가 인하돼 혜택을 본 신규 주택 구매자들과 비교해 기존 주택 구매자들이 소외됐다는 판단이 깔렸다.
소식통들은 "이 계획이 승인되면 주택 구매자들의 대출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재융자 제도가 모든 주택에 허용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을 올해 2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인하해 현재 3.85%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대출 기준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LPR도 7월에 한차례 인하돼 현재 3.35%를 유지하고 있다. 두 금리 모두 2019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내년까지 기존 대출 조건을 재조정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가계는 혜택을 보지 못했다.
이번 계획은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를 막아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되는 것과 맞물려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주담대 금리가 낮아지면 중국 국유은행 수익성은 떨어지겠지만 그보다 경기침체를 막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침체를 이유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9%에서 4.6%로 내렸고 중국 주요 소비재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도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의 미상환 개인 주담대는 올해 3월 말 현재 38조2천억 위안(약 7천200조원)에 달한다.
중국 당국이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으로 중국 주담대 90% 이상은 첫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다만 인민은행과 금융 규제당국인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통신의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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