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전투기 40대 입찰 비밀리 진행"…국방 강화 45조원 투입

입력 2024-08-30 16:32  

필리핀 "전투기 40대 입찰 비밀리 진행"…국방 강화 45조원 투입
美인태사령관과 기자회견서 중거리미사일 도입도 희망…남중국해 충돌 中 견제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대립하는 필리핀이 국방력 강화를 위해 약 45조원을 투입해 중거리 미사일과 고성능 전투기 40대 조달 등을 추진한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AP통신에 따르면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은 전날 의회에서 고성능 전투기 40대를 도입하는 등 국방력 현대화를 위해 앞으로 최소한 1조8천940억 필리핀페소(약 45조원)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목적 전투기 사업 입찰을 비밀리에 진행 중이라고 말했지만, 입찰 국가나 기종 등은 밝히지 않았다.
테오도로 장관은 또 "우리는 또한 다른 억지 전력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그것이 반드시 다목적 전투기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산 FA-50 경전투기 12대가 주 전력인 필리핀 공군은 다목적 전투기 도입을 추진 중으로 미국 F-16, 스웨덴 JAS 39 그리펜 등이 후보 기종으로 거론된다.
로미오 브라우너 필리핀군 참모총장도 같은 날 새뮤얼 퍼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대외 억지력 강화를 위해 "최신 무기체계를 더 확보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는 중거리 전력이 포함된다"고 말해 중거리 미사일 도입을 희망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필리핀 합동 훈련을 위해 필리핀에 반입된 미국의 최신 미사일 시스템 '중거리 화력 체계'(MRC)와 관련해 무게가 약 40t인 MRC의 공중 수송 타당성을 시험하기 위해 필리핀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또 합동 훈련 기간 MRC가 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브라우너 참모총장은 MRC가 현재 필리핀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으나, 이를 구체적으로 언제 철수할 것인지는 그와 퍼파로 사령관 둘 다 언급하지 않았다.
미군이 '타이폰'(Typhon)으로도 불리는 MRC를 지난 4월 필리핀에 배치했으며, 이에 중국과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자 내달 미 본토로 철수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퍼파로 사령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격적 행위가 거세질 경우 대응 방식에 대해 "우리는 분명히 일정한 범위의 옵션들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퍼파로 사령관은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을 호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라우너 참모총장은 "우리가 다른 옵션을 모두 다 써버리고 아무것도 통하지 않으면 그때 우리가 도움을 청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아직 옵션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병력이 이미 굶주리고 우리 물자 보급이 차단돼 보급품이 남아 있지 않아 사망 위기에 놓일 때" 미국의 도움을 구할 것이라면서 당장은 미국 지원을 요청할 의사가 없음을 나타냈다.
필리핀은 1999년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낡은 군함을 고의로 좌초시킨 뒤 이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주기적으로 식량·선박 보강용 자재 등 물자를 공급해왔다.
이에 중국이 물대포 등을 동원해 필리핀군의 물자 보급 임무를 방해하면서 양국 간 충돌이 계속돼왔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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