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대법원 '유죄 무효화 과정서 가족 참여권리 침해' 판단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1999년 한인 여고생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복역하다 증거 불충분으로 2022년 석방됐던 남성에 대한 유죄 판결이 유효하다는 미국 법원 결정이 나왔다.
유죄 판결을 무효로 하는 결정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침해됐다는 이유에서다.
메릴랜드주 대법원은 30일(현지시간) 4 대 3으로 아드난 사이드의 유죄를 무효화하는 과정에서 법적 절차상 오류를 이유로 사이드의 유죄 판결을 복원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AP통신, CNN 등이 보도했다.
앞서 사이드는 1999년 1월 당시 여자친구였던 이모 양을 목 졸라 죽인 뒤 인근 공원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돼 2000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복역 중이던 2014년 인기 팟캐스트 프로그램 '시리얼'(serial)은 그의 유죄 판결 과정에서의 증거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른바 크라임 팟캐스트의 붐을 일으킬 정도로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사이드 사건은 재조명받았다.
검찰은 이후 다른 용의자에 대한 정보 확보 등을 이유로 법원에 유죄 판결 취소를 청구했으며 메릴랜드주 지방법원의 멜리사 핀 판사는 2022년 사이드를 석방했다.
그러나 피해자 이씨 가족들은 같은 해 유죄 판결을 무효로 하는 결정 당시 가족들이 이 심리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됐다면서 항소했다.
항소 법원은 지난해 3월 이씨 가족들의 손을 들었으며 주 대법원도 이날 같은 결정을 내렸다.
피해자 이씨 가족 측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범죄 피해자가 법정에서 증언할 권리가 있다는 이씨 가족의 요구를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 대법원은 하급법원이 사이드의 유죄 판결을 무효로 할지 여부를 다시 결정하는 동안 석방된 상태로 있을 수 있다고 결정했다.
solec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