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선거 3위 '캐스팅보트' 주목받다 각종 의혹으로 위기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대만 정계의 '캐스팅보트'로 주목받았던 커원저 전 민중당(TPP) 주석이 타이베이 시장 재직 시절 부동산 개발 비리와 연관된 부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다 체포됐다고 대만 매체와 외신들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타이베이 지방검찰은 커 전 주석을 불러 19시간의 조사를 벌인 뒤 그가 밤샘 조사를 거부하자 비리 사건 혐의자들과의 공모 가능성을 우려해 체포했다.
이에 앞서 타이베이 검찰은 커 전 주석의 자택과 사무실, 민중당 당사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커 전 주석의 변호인은 체포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법원에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대만 민중당은 성명을 통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커 전 주석의 합법적 변호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타이베이 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불거진 부동산 개발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대만 타이베이 지방검찰과 부패 척결 기구인 염정서(AAC)는 타이베이의 한 쇼핑센터 용적률을 840%로 높이기 위해 선칭징 워이징 그룹 회장이 2021년 한 타이베이 시의원에게 4천500만 대만달러(약 18억8천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해 최근 이들을 구속 수감했다.
당시 대만 매체들은 해당 쇼핑센터의 용적률 상향 때 커 전 주석이 관련 상황에 관여할 수 있는 타이베이 시장을 맡고 있었다며 그에게 사정 칼날이 겨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 전 주석은 2014년 타이베이 시장에 무소속으로 도전해 당시 여당인 국민당 롄성원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한 데 이어 2018년 연임에도 성공하는 등 민진당과 국민당의 거대 여야 구도를 깰 인물로 부각돼왔다.
지난 1월 총통 선거에서는 민진당과 국민당이 대립하는 대만 독립 또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이슈 대신 민생 경제를 쟁점 삼아 젊은 층의 지지를 끌어냈고, 예상보다 높은 26.46%(369만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가 창당한 민중당은 지난 1월 입법위원 113명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민진당(51석)과 국민당(52석)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상황에서 8석을 차지, 캐스팅보트로서 존재감도 커졌다.
그러나 그는 최근 각종 의혹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총통 선거(대선) 당시 정치자금 부실신고 등을 이유로 3개월간 민중당 주석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 대선 선거보조금으로 개인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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