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잠정안 부결시 '연 50만대 생산' 차질 불가피…생산차질 4만대 육박
기아·르노, 임단협 잠정안 '아직'…"추석 전 타결이 하반기 실적 좌우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국내 완성차업계가 '추석 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잰걸음이다.
지난 7월 국내 완성차 생산량이 23개월 만에 30만대를 밑도는 등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고, 이미 수출량 저하에 직면한 브랜드도 있어 하루빨리 노사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사 가운데 임금 협상을 타결한 곳은 현대차와 KG모빌리티(KGM)뿐이다.
기아, 르노코리아는 협상을 진행 중이고, 한국GM은 2차 잠정 합의안을 마련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부칠 예정이다.
완성차 5개사 가운데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파업에 나선 곳은 현재까지 한국GM 노조가 유일하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7월 3일부터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지난달 30일까지 두 달 가까이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손실은 4만대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한국GM의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52.6% 감소한 1만9천885대에 그쳐 작년 1월(1만8천888대)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28일 하루 파업 시간을 6시간까지 연장하는 등 투쟁 강도를 높여가던 중 사측과 극적으로 잠정안을 마련했다. 오는 3∼4일 잠정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잠정안에는 기본급 10만1천원 인상, 성과급 1천55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이는 한국GM 역대 최대 수준 인상 폭으로 알려졌다
잠정안이 이번 찬반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면 한국GM의 생산 차질은 극심해질 전망이다. 사실상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이 불가능해지는 것으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 차질이 예상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완성차 수출 1위에 오른 스테디셀러였으나, 지난 7월에는 3위에 그쳤다. 생산 차질이 계속된다면 한국GM은 올해 목표로 한 '연간 50만대 생산'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노사는 임금뿐 아니라 단체협약에서도 이견을 보여 '추석 전 타결'이 더욱 불투명한 상황이다.
'맏형' 격인 현대차가 역대 최대 수준의 인상 폭으로 협상을 마무리했고, 작년 기아의 영업이익률이 현대차를 상회한 만큼 노조는 보다 높은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현대차 노사 합의안에 준하는 기본급 11만2천원 인상, 성과금 400% 및 1천280만원, 재래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포함한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추가 제시안을 요구한 상태다.
아울러 기아 노조는 지난 2022년 축소된 장기근속 퇴직자 복직 혜택을 복원하고, 국내외 공장의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등 과정에서 '노사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조항을 '노사 협의'로 변경하려는 사측의 시도에 반발하고 있다.
현재 기아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로, 내주 초 이어지는 협상에서 전향적인 안이 도출돼야 추석 전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년 만에 신차를 출시하며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는 르노코리아 노사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최근 영업이익 감소를 이유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완성차 5개사가 추석 전 임단협을 모두 마무리한 사례는 지난 2021년 이후 한 차례도 없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이 하반기 자동차산업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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