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커원저 '비리 혐의' 체포 놓고 여야 충돌

입력 2024-09-01 15:50  

대만 커원저 '비리 혐의' 체포 놓고 여야 충돌
민중당 강력 반발…제1야당 국민당 "예산안 야권 공조 방해 시도" 가세
집권 민진당은 검찰수사 엄호…라이 총통 "법에 따라 수사·처리"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비리 혐의로 조사 중 검찰에 체포된 대만의 제2야당 민중당 대표(주석)의 처리 문제를 놓고 여야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고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 조사를 받던 커원저 주석의 체포라는 '일격'을 당한 민중당(TPP)은 커 주석에 대한 체포 절차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중당 긴급대책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관할 검찰이 야간 조사를 거절한다는 이유로 커 주석을 체포한 것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법원이 체포 절차의 합법성을 면밀히 검토해 커 주석에게 '정의'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커 주석이 자신의 합법적 권리(변호권)를 수호하려는 것에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황궈창 TPP 입법위원(국회의원)은 관할 검찰 등의 TPP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수사 당국이 영장에 제시된 커 주석의 개인 사무실이 아닌 TPP의 공용공간까지 수색했다고 말했다.
우이쉬안 TPP 대변인은 압수수색 관련 CCTV 영상을 확인한 타이베이 지검이 TPP 중앙당사 내에 커 주석의 사무실과 캐비닛 유무의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검찰의 입장이 사법 공신력에 '생채기'를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1야당 국민당의 라이스바오 입법위원은 이번 검찰 체포를 두고 여소야대인 입법원(국회)의 예산안 심사를 앞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사법권을 이용해 제1, 2야당인 국민당과 민중당간 야권 협력으로 인한 위기를 피하기 위한 차원으로 것으로 내다봤다.
집권 민진당의 우쓰야오 입법위원은 "지검은 집이 아니다. 떠나고 싶다고 떠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검찰이 커 주석을 조사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른 것으로 표준 절차가 매우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이날 방송 예정인 취임 100주년 관련 녠다이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법을 존중한다면서 개별 사법 사안에 대해 논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당 및 누구든지 막론하고 증거가 있다면 법에 따라 수사 및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타이베이 지검은 전날 직무상 뇌물수수, 사익 추구 등의 혐의로 타이베이 시장 출신인 커 주석과 펑전성 전 타이베이 부시장 등 2명에 대한 구속 영장 및 접견 금지를 관할 법원에 신청했다.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검찰의 소송자료 열람 제한 요청을 받아들여 변호사 측의 소송자료 촬영 및 복사를 제한했다.
이어 이날 오후 8시께 구속 여부 심사 법정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대만언론이 전했다.
대만언론은 커 주석이 타이베이 시장 시절 징화청 쇼핑센터 용적률 관련 비리 문제 등 5가지 비리 문제에 얽혀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징화청 쇼핑센터 용적률을 높이기 위한 뇌물 제공으로 회장이 구속된 워이징 그룹 산하 기업이 시공을 맡은 제1 수산·과일시장 재건축 비리 조사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jinbi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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