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 가능성 크지 않아"…커원저 "관련 의혹에 관여하지 않아"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법원이 비리 혐의로 체포된 제2야당 민중당 주석에 대해 석방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2일(현지시간)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3시께 직무상 뇌물수수, 사익 추구 등 혐의로 체포된 타이베이 시장 출신 커원저 민중당 주석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타이베이 시장 시절 커 주석의 쇼핑센터 용적률 상향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측 주장과 변호인 반론을 청취한 결과 커 주석 측 소명이 타당하고 판단했다.
이어 현재 증거 자료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범죄 가능성이 크지 않으며 펑전성 전 타이베이 부시장 등이 주도한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불법 결의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검사가 밝힌 구속 요건인 중대 범죄혐의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커 주석 측은 시장 시절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이 아니었기에 관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전문적 지식이 없어 해당 위원회의 다수결 결정에 의존했다고 주장했다.
타이베이 지검은 이런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석방된 커 주석은 법원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소환해서 조사할 수는 있지만 이른 새벽부터 주요 야당 주석의 주거지, 사무실, 중앙당사 등에 대한 압수 수색에 나서고 특히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 수색은 그 목적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이틀간 모진 압박과 학대를 받았다"면서 당시 시장으로서 해당 쇼핑센터의 용적률 상향 부분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커 주석은 부동산 개발 비리 연관 부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다가 31일 오전 0시 40분께 체포됐다.
커 전 주석은 2014년 타이베이 시장에 무소속으로 도전해 당시 여당인 국민당 롄성원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한 데 이어 2018년 연임에 성공하는 등 민진당과 국민당의 거대 여야 구도를 깰 인물로 부각돼왔다.
지난 1월 총통 선거에서는 민진당과 국민당이 대립하는 대만 독립 또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이슈 대신 민생 경제를 쟁점 삼아 젊은 층의 지지를 끌어냈고, 예상보다 높은 26.46%(369만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가 창당한 민중당은 지난 1월 입법위원 113명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민진당(51석)과 국민당(52석)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상황에서 8석을 차지, 캐스팅보트로서 존재감도 커졌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