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배상은 다른 문제"…'친유럽' 총리는 "분쟁 없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발발 85주년인 1일(현지시간) 독일 정부에 전쟁 배상을 요구했다고 폴란드 PAP통신이 보도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 남서부 비엘룬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용서와 인정, 피해 배상은 다른 문제"라며 "이 문제(배상)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80여년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출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배상은 가능할 뿐 아니라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폴란드 국민은 그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차대전은 1939년 9월1일 오전 나치 독일이 당시 국경에서 21㎞ 떨어진 비엘룬에 폭탄 380개를 투하하며 시작됐다. 1945년 종전까지 폴란드에서는 약 600만명이 숨지고 수도 바르샤바를 비롯한 전국 기반시설이 파괴돼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전후배상은 이웃 나라 독일과 폴란드 사이에 해묵은 문제다. 지난해까지 집권한 민족주의 성향 법과정의당(PiS) 정권은 독일에 배상금 1조3천억유로(약 1천900조원)를 요구했다.
독일은 종전 직후 동쪽 영토 일부를 폴란드에 넘겼다. 또 1953년 폴란드가 당시 동독을 상대로 배상 청구를 포기했으므로 법적 배상 책임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폴란드 민족주의 세력은 소련의 압력 때문에 청구권을 포기했다고 주장한다.
작년 연말 집권한 친유럽 성향 연립정부는 독일과 관계를 고려해 배상을 적극 요구하지는 않는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2차대전 85주년 행사에서 "폴란드가 다른 나라의 침략에 홀로 맞서는 일이 역사에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의 지원만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7월 폴란드를 방문해 베를린에 폴란드인 희생자 추모관을 짓고 생존 피해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스크 총리는 당시 "독일의 제안에 전혀 실망하지 않는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금액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분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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