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광고도 '때리기' 집중…'흠집내기로 해리스 지지세 약화' 전략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11월 미국 대선을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 모멘텀이 계속되자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사실상 총결집한 상태에서 외연 확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세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방영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 때 해리스 부통령과 당시 공화당 마이크 펜스 부통령 간의 TV 토론을 언급하면서 "해리스가 (당시) 펜스를 대하던 방식은 끔찍했다. 그녀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끔찍하다"고 했다.
이어 "그녀는 비열한(nasty)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2018년 당시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 청문회에서 캐버노 후보를 몰아세운 것을 거론하면서 "의회 역사상 누구도 그녀가 청문회에서 캐버노 대법관을 대하던 방식으로 대우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가장 악랄(vicious)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에 따라 7월 중순 해리스 부통령이 대타로 등판한 이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아시아계이자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적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이 성(性)적 거래를 통해 이력을 쌓은 것처럼 시사하는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공화당과 트럼프 캠프도 광고를 통해 '해리스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미디어 추적 회사인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각 대선 캠프 등이 지난달 23~29일 보낸 광고 가운데 57%가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내용이었으며 반(反)트럼프 광고는 8%에 불과했다.
트럼프 측 한 인사는 "사람들이 우리 후보에 대해서는 다 안다. 그러나 카멀라 해리스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모르는 정보가 많다"면서 "지금은 우리가 그녀를 정의하려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도 "우리는 해리스의 위험한 진보적 과거와 함께 그녀가 미국을 악몽으로 만들 가짜 급진적 샌프란시스코 자유주의자라는 것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열광적 지지와 함께 고강도 반(反)트럼프 유권자를 상대하고 있다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세를 확장할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를 끌어내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정책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 웨이'를 고집하는 상황도 반영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인플레이션 관련 기자회견에서 자신에게 해리스 부통령을 인신공격할 자격이 있다면서 자신의 방식대로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다수의 캠프 인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논쟁하는 데 지쳐서 이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방식대로 선거운동을 하도록 두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의 최근 상승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이 2016년이나 2020년 대선보다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라인스 프리버스는 "2016년이나 2020년 때보다 현재 선거 운동은 더 나은 위치에 있다. 당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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