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共서 플로리다로 옮겨…법무부 "174억원 상당에 구매해 밀반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수출통제 위반 사유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사용하던 항공기 1대를 압류했다고 미 CNN방송과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항공기 구입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수출통제 조처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압류 절차를 밟았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해당 항공기는 마두로와 그 측근이 사용하기 위해 유령회사를 통해 사들인 뒤 불법적으로 미국 밖으로 밀반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항공기 구매가는 1천300만 달러(174억원 상당) 안팎인 것으로 미 당국은 추산했다.
최근 몇 달 동안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던 해당 항공기는 이날 플로리다로 옮겨졌다고 CNN은 미국 관리 2명의 전언을 이용해 보도했다.
CNN은 이 항공기가 "베네수엘라의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 해당한다며, "외국 국가원수의 비행기를 강제 처분하는 건 범죄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례 없는 일로, (베네수엘라 상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미 관가 반응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불공정 대선과 무고한 정치범 탄압' 등을 이유로 수년 째 베네수엘라에 대한 광범위한 경제 제재 조처를 시행 중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로 유입되는 다양한 자금 흐름을 차단했다. 예컨대 국토안보수사국(HSI)의 경우 수십 대의 고급 차량을 비롯한 유형 자산을 압수하기도 했다.
별도로 마두로 대통령의 경우 지난 2020년 '마약테러'(narcoterrorism) 혐의로 일부 정권 고위 관계자와 함께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특히 지난 7월 28일 치러진 대선 결과로 마두로 대통령 당선(3선)을 공식화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에 개표 투명성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당국이 베네수엘라에 추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하는 상황이다.
마두로 항공기 압류는 도미니카공화국 당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매체들은 전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 정부는 "마두로 3선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베네수엘라와 외교적 거리를 두고 있다. 수도 산토도밍고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를 잇는 항공편 운항도 중단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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