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제3국 분쟁시 국민대피 협력한다…기시다 방한시 양해각서

입력 2024-09-03 19:12  

한일, 제3국 분쟁시 국민대피 협력한다…기시다 방한시 양해각서
일본, 자국민 대피 협력 각서 한국이 처음…"한일 강고한 관계 과시"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한국과 일본 정부가 분쟁 발생 등 제3국 유사시에 대비해 현지에 있는 자국민 대피 때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6∼7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제3국 유사시 양국 협력체제를 논의한다. 또 양국 외교부 장관은 이런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양국은 전세기와 차량 등 수송 수단 상호 이용 등을 포함해 대피 협력을 강화해 자국민 안전을 지키는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평시에도 양국 영사 당국 간 협력을 포함해 정부 간 정보 공유를 추진한다.
일본이 자국민 대피 협력에 관한 각서를 외국과 맺으려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닛케이는 "기시다 총리 재임 중 한일 관계가 개선됐다"면서 "총리가 9월 말 퇴임하기 전 제3국에서 자국민 대피에서 협력을 포함한 강고한 양국 관계를 내외에 드러내 보이려 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가자전쟁 등 세계 안보 환경이 악화하면서 분쟁 지역에서 대피 수단 확보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양국이 제3국 분쟁 시 자국민 대피에 협력한 적은 이미 여러 차례 있다.
지난해 4월 군벌 간 무력 충돌 사태가 벌어진 아프리카 수단에서 거주하던 일본인 여러 명이 한국 정부 등이 마련한 버스로 한국인과 함께 대피했다.
또 같은 해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때는 한국군 수송기가 한국 교민 163명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 45명도 한국까지 무료로 이송했다.
이에 일본 정부도 보답 차원에서 같은 달 자위대 수송기가 이스라엘에서 일본으로 자국민을 대피시킬 때 한국인 33명을 태워줬다.
닛케이는 "이번 양해 각서 체결은 협력을 명문화해 영속적인 협력 틀로 기능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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