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마르틴 빈터코른(77) 전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가 배기가스 조작 의혹이 세상에 알려진 지 9년 만에 처음 형사재판을 받았다.
독일 ZDF방송에 따르면 빈터코른 전 CEO는 3일(현지시간)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첫 공판에 출석했다. 그는 재판에 앞서 변호인을 통해 "나는 핵심 피고인도, 핵심 책임자도 아니다"라며 혐의를 사실상 부인했다.
'디젤 게이트'로 불리는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은 2015년 9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조사 결과 발표로 드러났다. EPA는 폭스바겐이 환경기준 시험 때만 배기가스를 줄이려고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차량 1천70만대의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인정했다.
폭스바겐은 이 사건으로 독일 '국민차'로서 신뢰와 명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주가가 7거래일 만에 40% 넘게 폭락하고 300억유로(약 44조5천억원) 넘는 벌금과 각종 법적 비용을 물었다.
2009년부터 폭스바겐을 이끌어온 빈터코른은 미 당국의 발표 일주일 만에 사임했다. 독일 검찰은 그를 2019년 사기와 시장조작 혐의로, 2021년에는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했으나 피고인 건강 문제로 재판이 미뤄졌다.
쟁점은 그가 배기가스 조작을 알고 있었는지다. 그는 2017년 1월 독일 연방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2015년 9월에야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가 늦어도 2015년 여름에 인지했다고 보고 차량 6만5천대에 대한 사기 판매 혐의를 적용했다.
독일 언론은 자회사 아우디 엔지니어의 진술 등을 근거로 빈터코른을 비롯한 경영진이 미 당국의 발표 한참 전부터 배기가스 조작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함께 기소된 경영진 가운데 루페르트 슈타들러(61) 전 아우디 CEO는 지난해 6월 혐의를 자백하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빈터코른의 공판은 내년 9월까지 89차례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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