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바이든과 공동유세 이어 정책다듬기…4일 경제공약 발표
트럼프 '해리스 때리기' 집중…4일부터 공개 행보 3건 예고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대선후보 첫 TV 토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이 토론에 대비하면서도 유세 등 바쁜 선거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TV 토론은 초박빙으로 흐르고 있는 이번 대선의 향후 판도를 좌우할 중대한 이벤트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6월27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 토론에서 이미 입증됐듯 토론에서 두 후보의 격돌 결과에 따라 승부가 사실상 결정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토론까지 남은 일주일이 두 후보에게는 자신의 토론 의제를 가다듬는 기회인 동시에 상대방에게 어떤 공격을 퍼부을지 전략을 세우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두 후보는 바쁜 와중에 알찬 시간을 보내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CNN 방송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월 10일 열리는 대선후보 토론을 준비하기 위해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고 짚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월말 TV토론에서 참배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순식간에 대권 주자가 된 해리스 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 모멘텀을 타는 중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부진했던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정권 재창출 희망에 대한 당내 분위기도 바꿔놓았다.
이런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대열에도 직접 가세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당시 사진·동영상을 촬영한 것을 두고 '정치 행위 논란'이 일자,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정치적 이목을 끌기 위해 성스러운 장소를 모독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자신이 내세웠던 각종 이슈와 관련한 입장을 조정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언론에서 향후 이런 대목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그는 대선 출마 선언 후 언론과의 첫 인터뷰였던 지난달 29일 CNN 인터뷰에서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파쇄법'(fracking·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바꾼 이유를 추궁하자 "내 가치는 달라지지 않았다"라고 방어했다.
이번 대선 최대 쟁점으로 예상되는 경제문제에 대한 정책도 가다듬고 있다.
그는 미국 노동절인 2일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공동유세를 펼치면서 미국 내 '중산층 재건'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워 유권자 표심을 공략했다.
앞서 그는 가격 폭등 억제, 식료품 비용 완화, 중산층을 위한 세금 인하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4일에는 뉴햄프셔를 찾아 경제 공약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연설을 통해 혁신과 기업가 정신, 소상공인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더 집중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13일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이후 재집권을 눈앞에 두는 듯하며 기세를 올리자 한때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날 선 공격을 자제하고 국민 통합에 방점을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물러나고 해리스 부통령이 대체후보로 선출된 뒤 해리스 부통령에게 추격을 당한 것을 넘어 추월까지 허용했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그는 인도계이자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성(性)적 거래를 통해 정치적으로 발돋움한 것처럼 시사하는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러한 네거티브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미국 언론들의 전망이다.
자신의 지지층이 사실상 총결집한 상태에서 외연 확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비판, 비방을 통해 상대방의 지지세를 약화하는 전략을 취한다는 것이다.
노동절을 특별한 일정 없이 건너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전까지 나름 빡빡한 공개 행보를 예고했다.
4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공화당 유대인 연합의 연례 리더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5일에는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그는 주말인 7일에는 러스트벨트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모시니에서 유세를 연다.
이번 TV 토론은 이번 대선 경합주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ABC방송 주최로 열린다.
min2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