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탄압 멈춰야" 국제사회, 마두로 정부 비판

입력 2024-09-04 04:30  

"베네수엘라 야권탄압 멈춰야" 국제사회, 마두로 정부 비판
미국·중남미 9개국·EU, 野 대선후보 체포 시도 한목소리 규탄
'대선 승리 주장' 곤살레스 측 "망명 신청 안 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선에 출마했던 야권 후보 체포에 나선 베네수엘라 수사당국을 강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브라이언 니콜스 미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평화적 정권 전환을 준비하기는커녕 민주 지도자를 체포하라고 명령했다"며 "우리는 부당한 체포영장 발부를 규탄하는 국제 파트너들의 대열에 동참한다"고 적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같은 취지로 발언하며,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 체포 시도를 마두로 대통령의 강압적 권력 유지 사례 중 하나라고 규정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에 스페인어로 "베네수엘라 당국이 곤살레스의 자유와 인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며 "야권과 시민사회를 향한 탄압과 괴롭힘은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썼다.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과테말라,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도미니카공화국, 우루과이 등 중남미 9개국은 좌·우파 정치 이념과는 관계 없이 한목소리로 '마두로 검찰·법원'을 비판했다.
브라질 대법원장 역시 "베네수엘라에서 권위주의가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전날 베네수엘라 검찰은 권력 찬탈·정부 전복 음모·문서 위조 등 혐의로 7·28 대선 야권 후보였던 곤살레스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친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와 대법원은 지난 7월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당선(3선)됐다고 공표했으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이끄는 야권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득표율 자료를 바탕으로 곤살레스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부르고 있다.



인신 구속 우려 속에 곤살레스 후보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망명 신청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곤살레스 후보의 변호인인 호세 비센테 아로 변호사는 카라카스 현지 취재진에 "곤살레스가 제기하지 않은, 계획된 적 없는 시나리오"라며 "그의 가장 큰 바람은 베네수엘라 국민 곁에서 그들이 보내준 지지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엘나시오날은 보도했다.
비센테 아로 변호사는 이어 "자택에는 곤살레스 배우자인 메르세데스 로페스가 있고, 로페스는 당국의 접근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에서 대선 이후 시위 참여 등을 이유로 2천여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베네수엘라에서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붙잡혀 가는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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