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앞둔 '중국 때리기' 불구하고 中의 '유화 제스처'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항일 전쟁 승전 79주년인 3일 중국을 위해 싸우다 숨진 미국 국적의 항일 열사 2천590명 명단을 첫 공개 했다고 홍콩 명보가 4일 보도했다.
전날 난징항일항공열사기념관은 중산(中山)능원관리국 홈페이지를 통해 이들의 이름·직책·사망일 등을 전했다.
이 기념관은 제2차 세계대전을 포함해 일본의 중국 침략에 맞서 싸우다 숨진 중국인은 물론 과거 소련과 미국 등 외국인의 희생을 기릴 목적으로 2009년 9월 난징 쯔진산에 건립됐으며, 항일 전쟁에 사용된 전투기 등도 전시됐다.
기념관 측은 당시 일본의 파시즘에 맞선 투쟁에서 중국인과 미국인이 각종 시련을 겪으면서도 깊은 우정을 쌓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월이 오래 흐른 탓에 관련 자료가 불완전해 사료 발굴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기념관에 따르면 실제 1945년 미 군용기를 몰다가 중국 장시성에서 일본군의 지상포격으로 숨진 뒤 난징항일항공열사기념관에 '잭 W'로만 표기돼있던 미군 소속파일럿이 2017년 친지들의 기념관 방문으로 '잭 W. 해멜(Jack W. Hammel)'로 확인돼 수정됐다.
항일 전쟁 시기에 미국은 공산당이 아닌 국민당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미국 국적 항일 열사들의 명단 공개를 꺼려온 중국의 이번 전향적인 공개가 관심을 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선 연말 미 대선을 앞두고 긍정적인 미·중 관계를 정립하려는 중국의 '올리브 가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대선에서 '중국 때리기'가 득표에 유리한 탓에 민주당과 공화당 진영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유화적인 제스처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지난달 27∼29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중에서도 시진핑 국가주석이 깜짝 만남을 해줬는가 하면 임기 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중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등 나름대로 정성을 쏟아 눈길을 끌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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