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색깔혁명' 경계 촉구…초중고 새 교과서도 국가안보 강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이 지난주 공식 선보인 대학 국가안보 교재에서 로큰롤, 팝음악, 인터넷을 '색깔 혁명'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 서구의 악덕이라고 지적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해당 교재는 중국 대학생들이 서구의 대중문화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되며 인터넷 서핑할 때 '색깔 혁명'의 함정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채널이다. 팝과 록 음악 같은 대중문화는 종종 색깔 혁명을 은폐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0년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과 뒤이은 '아랍의 봄 혁명'을 색깔 혁명의 예로 들면서 해당 운동이 국가적 혼란을 야기했다고 썼다. 아울러 구소련 붕괴의 주된 이유가 국가안보 수호에 실패한 탓이라고 덧붙였다.
색깔 혁명은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구소련과 동구권 붕괴 이후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일컫는다.
중국 당국은 이를 서방 세력에 의한 정권 전복 시도로 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외세가 중국 청소년을 서구화하면서 색깔 혁명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18년 전국 교육대회 연설 전문을 싣기도 했다.
시 주석은 당시 연설에서 "그들(외세)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사회주의 체제를 겨냥한 파괴적인 활동을 멈추지 않아 왔고 색깔 혁명을 늘 모의해왔으며, 이를 위해 젊은이들을 겨냥해왔다"면서 "이에 맞선 우리는 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들을 인도하고 교육하지 않으면 올바른 이상을 갖기 어렵고 길을 잃을 수 있다"며 "중국 특색의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이상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새로운 대학 교재는 시 주석의 다양한 국가안보 연설에 기반하고 있으며 대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에세이도 여러 편 실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해당 교재가 중국 대학에서 국가안보 교육의 기본 과정에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이 교과서 발간에 맞춰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교사들에게 국가안보 위험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해당 교재를 전면 활용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중국 초중고도 국가안보와 전통문화를 강조하는 새로운 교과서를 발간했다.
SCMP는 "시 주석이 2012년 집권한 이래 중국 지도부는 중국 청년들 사이 서구 세력이 침투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국가 안보 교육을 강화해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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