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공개 후 8년10개월만…활주로 1본·연 1천690만명 여객 수용 규모
환경피해·투기 등 우려에 찬반 팽팽…"착공일 확정앞서 의회와 공감"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지난 10년 가까이 찬반 논란이 이어져 온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국가사업으로 확정되며 착공 준비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다만 환경 피해와 투기 및 난개발 가능성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는 추진 과정에서 넘어야 할 과제다.
국토교통부는 제주2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오는 6일 고시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 2015년 11월 공항 건설 계획을 처음 공개한 지 8년 10개월 만이자,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한 2018년 12월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제주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551만㎡ 규모로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1968년 제주국제공항 개항 이후 포화에 이른 제주 항공 인프라 확충을 위해 기존 공항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공항을 하나 더 짓는다는 계획이다.
제2공항 활주로는 길이 3천200m, 폭 45m 1본으로, 글로벌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대형 기종의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계획됐다.
또 항공기 28대를 동시에 주기할 수 있는 31만1천㎡의 계류장과 11만8천㎡의 여객터미널 등도 계획에 포함됐다.
총사업비는 5조4천500억원으로 추산됐다.
1단계로는 연 1천690만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추후 항공 수요 증가세에 따라 연 1천992만명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2단계 확장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기본계획에는 확장 사업의 부지 조성까지 포함됐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후 시행을 염두에 둔 공항 개발 이외의 문화·상업시설과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민자 등 다양한 추진 방안을 검토한다.
국토부는 "제주2공항을 통해 제주 관광객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항공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증가가 예상되는 국내·외 항공 수요를 수용할 수 있게 돼 제주 지역의 관광객 증가 및 경제 활성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토부는 이번 기본계획 고시에 이어 기본설계와 대규모 공사에 따른 환경영향 저감 방안을 마련하는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도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제주도와 협의하고, 이에 대한 제주도의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의회의 동의까지 받으면 국토부는 실시설계와 동시에 공항 입지 주민에 대한 토지 보상 등을 진행하고, 실시계획 승인·고시를 거쳐 착공에 돌입한다.
다만 제주 지역에서는 제2공항 추진에 대해 찬성과 반대 입장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어 향후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3월 JIBS 등 제주 지역 4개 언론사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제주 전역 주민 1천52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제주2공항 반대가 47.7%, 찬성이 46.1%로 나타났다.
제주 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최근 기자회견 등을 통해 기본계획 고시 추진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제주2공항 사업의 전략영향환경평가 과정에서 중대한 환경 문제가 지적됐으며, 투기와 난개발 붐이 조장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본계획 고시에 반대해 왔다. 이들은 주민투표를 통해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수년 전 찬성 2 대 반대 8 정도로 반대 의견이 높았다가 찬반이 엇비슷할 정도로 완화돼 왔다"며 "여전히 반반 대립 구도인 점을 충분히 감안하고 갈등 조정을 할 것이다. 착공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제주도의회와 공감한 뒤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의 준공과 개항까지는 착공으로부터 약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 관계자는 환경 파괴 및 투기 우려와 관련해 "제2공항은 여객터미널 에너지 소비량의 60∼8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생물 대체 서식지 조성을 위한 친환경 사업도 함께 하는 '친환경 공항'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부지 인근은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여 개발 가능성이 없기에 투기 등을 우려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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