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세르비아 가스 공급 계약 논의"…말레이 총리도 만나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알렉산다르 불린 세르비아 부총리가 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세르비아는 절대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불린 부총리는 이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이같이 밝히면서 "절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르비아 영토가 반러시아 작전에 이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세르비아는 반러시아 히스테리의 일부가 아니며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종교(정교회)와 민족적 뿌리(슬라브족)를 공유하는 러시아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군사적 중립 노선을 지키고 있다.
불린 부총리는 "우리는 러시아를 존중하고 러시아에 감사하다"며 "내가 이 포럼에 참가함으로써 러시아를 고립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바보스러운 일인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세르비아는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일 뿐 아니라 러시아의 동맹"이라며 "이 때문에 서방이 우리에게 막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세르비아의 무역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소 2년간 개최되지 않은 양국 정부 간 위원회를 열어 양국 무역의 장애물을 살펴보고 제거할 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세르비아에 '매우 좋은 조건으로 높은 수준에서' 에너지 자원을 제공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며 "예를 들어 우리의 가스 공급 계약은 2025년 3월 만료된다"고 언급했다.
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해 서방이 각종 대러 제재를 가한 직후인 2022년 5월 3년간의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를 연장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부치치 대통령을 다음 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비회원국도 참여하는 '브릭스 아웃리치' 행사에 초대했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힌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도 만나 "동방경제포럼에서 양국 협력을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우리의 관계가 개선되기를 매우 희망한다"며 "러시아와 협력할 준비가 됐음을 보여주기 위해 말레이시아 대표단이 동방경제포럼에 왔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개막한 동방경제포럼은 6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개최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태평양함대를 방문, 호위함 레즈키함을 시찰했고 5일에는 포럼 본회의에서 연설한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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