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반(反)마피아 신부'로 유명한 안토니오 콜루차(49)가 수도 로마에서 공격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로마 지역지 로마투데이에 따르면 콜루차 신부가 일요일인 지난 1일 로마 도심의 콰르티촐로 지구에서 범죄 퇴치 행진을 이끌던 도중 어디에선가 돌과 병이 날아들었다.
누군가는 창문 밖으로 "네가 살아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죽여버리겠다"라고 외쳤다.
다행히 콜루차 신부는 다치지 않았다. 그는 공격받은 사실이 공개된 이날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돌아올 것이고 로마를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피아 보스의 압류된 집을 가난한 사람과 마약 중독자를 위한 집으로 개조했다는 이유로 수년간 마피아의 표적이 됐다.
2014년에는 그의 집과 차량이 파손됐고, 2015년 6월에는 두 괴한이 그에게 총격을 가했다. 콜루차 신부는 다치지 않았지만 지나가던 행인이 다쳤다.
지난해 8월에는 로마 외곽의 빈민 지역인 토르 벨라 모나카에서 한 남성이 스쿠터로 그를 치려고 했다. 이 남성은 이후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의 보안 담당자인 루이사 레지멘티는 "폭력적인 마피아의 공격이었다. 콜루차 신부는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선량한 시민들의 존엄성과 희망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연대를 표했다.
멜로니 총리는 "콜루차 신부는 조직범죄, 마약 거래, 불법과 최전선에서 싸워왔다. 그가 당한 폭력적인 공격은 가장 비겁한 일"이라며 "정의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매일 노력하는 신부에게 감사와 함께 나와 정부의 연대를 표한다"고 말했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부 장관,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도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탈리아에선 콜루차 신부 외에도 여러 명의 사제가 마피아의 공격과 협박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마우리치오 파트리치엘로 신부는 지난 2월 나폴리 외곽 카이바노에 있는 성당 정문에서 "떠나라"는 메시지와 함께 폭탄이 터진 이후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그는 남부 캄파니아 지역의 농지에 독성 폐기물을 불법 투기하는 마피아 조직에 맞서 싸워왔다.
또 다른 반마피아 성직자인 루이지 초티 신부는 10년 넘게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지내고 있다. 이 신부는 마피아로부터 몰수한 자산을 인도주의적 용도로 활용하는 단체를 설립했다.
1993년에는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에서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이 마약상 등 마피아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돕던 피노 풀리시 신부가 총격을 받아 숨졌다.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은 2012년 그를 마피아에게 희생된 첫 순교자로 선포하고, 이듬해 시복식을 거행했다.
1994년에는 주세페 디아나 신부가 나폴리 기반의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 조직원의 총에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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